제22화
강유진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물건은 전달했으니 저는 회사로 돌아갈게요.”
그녀는 그저 빨리 배를 채우고 이 불쾌한 기운을 씻어내고 싶었다.
하재호는 아마도 미래 장모의 비위를 맞추느라 바쁜 듯 더 이상 그녀와 실랑이를 벌이지 않았다.
강유진은 근처 아무 레스토랑에 들어가 허기를 달랬다.
음식을 조금 먹자 속이 한결 나아졌고 그제야 차를 몰고 프라임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막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기 너머에서 상황을 전달받은 강유진은 얼굴이 급격히 굳었다.
“저 병원 근처에 있어요. 바로 갈게요!”
강유진은 황급히 차를 몰아 병원으로 향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병원 안으로 허둥지둥 뛰어 들어가던 그녀는 입구에서 누군가와 부딪쳤다.
상대는 깔끔하게 빗어 넘긴 머리에 반듯한 양복을 입은 중년 남성이었다.
갑작스러운 충돌 탓인지, 그의 표정은 차가웠고 미간이 단단히 찌푸려져 있었다.
다급한 마음에 강유진은 서둘러 사과 한마디만 남기고 떠났다.
물론 상대가 다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뒤였다.
그러나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 중년 남자가 그녀가 사라진 방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노윤서가 나타나 그 남자의 이름을 불렀을 때,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아빠, 뭘 그렇게 보고 계셨어요? 몇 번을 불러도 대답이 없었어요.”
노윤서는 다가와 남자의 팔에 팔짱을 꼈다.
딸 앞에서 노준범의 표정은 금세 부드러워졌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런데 왜 너 혼자 내려왔어?”
“엄마가 내려가라고 하셨어요. 아빠가 보고 싶으신가 봐요.”
“출장이 길어서 미안하구나. 네 엄마가 고생이 많았겠네.”
노준범은 미안함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노윤서가 그런 노준범을 다독이며 말했다.
“엄마도 이해하실 거예요. 원망 같은 건 안 하셨어요. 가요, 엄마 기다리시겠어요.”
이때 비서가 꽃다발을 들고 들어왔다.
노윤서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엄마가 이 꽃을 보시면 분명 기뻐하실 거예요. 역시 아빠가 제일 세심하다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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