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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강유진은 강서영에게 들킬까 봐 앞으로 쭉 걸어가다가 사람이 별로 없는 구석에 다다른 뒤에야 비로소 눈물을 마음껏 쏟아낼 수 있었다. 그녀는 목구멍을 억누르며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 애썼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무너짐은 언제나 이렇게 조용하고 은밀하다.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두 사람이 지나가며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왔다. “재호야, 오늘 우리 엄마를 보러 와줘서 고마워. 엄마가 며칠 전보다 기분이 훨씬 좋아지셨어. 의사 말로는 기분이 좋아야 회복에 도움이 된대.” 여자의 목소리에는 애교가 섞여 있었고 부드럽고 다정했다. “나한테 왜 예의를 갖춰? 아까 곽 원장님이랑 잠깐 얘기했는데, 곧 해외 전문가 팀이 병원에 순회 진료를 온대. 그래서 그때 방법을 좀 찾아보라고 해놨어.” 하재호의 세심한 배려에 노윤서는 감동을 받았다. “재호야, 넌 정말 너무 다정해. 내가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네.” “바보 같긴, 내가 언제 보답하라고 했어?” 이상했다. 조금 전까지 눈물이 쏟아질 만큼 무너져 있던 강유진은 그 대화를 듣자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다. 마치 진정제를 맞은 듯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마음이 차갑게 식어 버렸다. ‘투자를 업으로 삼은 자본가가 보답을 바라지 않는다고?’ 그건 결국 상대가 노윤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재호가 마음속 깊이 오랫동안 품어왔지만 끝내 얻을 수 없었던 첫사랑이었다. 그래서 그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노윤서를 위해 모든 것을 내어줄 수 있었다. 사업에서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줄 뿐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세심하게 보살피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고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바쳤다. ... “하 선생님, 제 엄마를 위해 골수를 기증해 주시겠다니, 정말 감사드려요.” 열여덟 살이던 강유진은 한 사람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한 적이 있었다. 그때 스물한 살이던 하재호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성격이 차가웠다.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엔 감정도, 온기도 없었다. “말로만 하는 감사는 아무 의미 없어. 강유진, 나는 보답을 바라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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