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4화
두 사람은 건물 아래에서 허재열을 잠시 기다렸다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출근 시간이라 엘리베이터 앞은 사람들로 가득했고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줄을 서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시간 여유가 있었기에 세 사람은 차례대로 줄을 섰다.
5분 정도 기다렸을까, 뒤에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길을 터주었다.
강유진 앞에 있던 여자가 그녀를 옆으로 끌어당기며 말했다.
“비켜요, 길 막지 마세요. 사모님 오셨어요.”
꽤나 요란한 등장이었다.
허재열은 속으로 의아해했다.
‘건물 전체가 라이징 소유이고 이들은 모두 라이징 직원인데 그럼 저들이 말하는 사모님은 설마...’
답이 떠오르기도 전에 허재열은 노윤서를 먼저 보았다.
노윤서는 비서와 수행원을 대동하고 사람들이 길을 터준 곳으로 걸어왔다. 그녀는 곧장 사장 전용 엘리베이터 앞에 섰고 지문 인식을 마친 후에야 일반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는 강유진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강 대표님, 허 대표님, 괜찮으시다면, 제가 타는 전용 엘리베이터 같이 타시죠.”
그건 제안이라기보다는 노골적인 자랑처럼 들렸다.
허재열이 막 거절하려던 참에 강유진이 싹싹하게 대꾸했다.
“그럼 감사히 얻어타겠습니다. 노 이사님.”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녀는 당당하게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고 허재열이 황급히 뒤따랐다.
주채은은 왠지 모르게 불편한 기분에 차에 두고 온 물건이 있다며 가지러 간 뒤 혼자 올라가겠다고 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강유진은 휴대폰을 보며 메시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노윤서는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짐짓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이 시간은 출근 시간이라 일반 엘리베이터는 줄이 엄청 길거든요. 그래서 저는 항상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요.”
허재열조차도 노윤서의 말투에서 노골적인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강유진은 고개를 숙인 채 휴대폰 속 업무를 처리하는 데 집중하며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참.”
노윤서는 갑자기 생각난 듯 가방을 열어 안에서 청첩장 한 장을 꺼내 강유진에게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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