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32화

강유진은 하재호가 왜 이곳에 나타났는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굳이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녀는 그저 짧게 한 번 쳐다본 뒤 곧바로 시선을 거두고 감정을 정리한 채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하재호는 단지 출입구에 서 있었고 그녀가 집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그의 곁을 지나야 했다. 이 순간 강유진은 하재호가 못 본 척해 주길 바랐다. 안타깝게도 그는 눈이 먼 사람이 아니었다. 강유진이 거의 다가섰을 때, 하재호가 입을 열었다. 밤공기보다 더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이렇게 늦게 들어오는 거야?” 그녀를 추궁이라도 하는 듯한 말투는 마치 하재호가 그녀의 애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들렸다. 강유진은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이런 질문을 하는 걸까?’ 그녀가 대꾸하지 않자 하재호는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그러다 팔꿈치 부근의 상처를 건드려버렸고 강유진은 참지 못하고 가볍게 신음을 내뱉었다. 순간 무언가를 깨달은 듯, 하재호는 황급히 손을 놓으며 미간을 더욱 깊게 찌푸렸다. “어디 다친 거야? 심한 거야?” 꽤 걱정스러운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 관심이라는 게 이미 너무 늦었고 너무 가식적이었다. 강유진은 이미 그런 마음을 바랄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아무런 감정도 일지 않았다. “무슨 일로 왔는지 그냥 말하세요.” 강유진의 차가운 목소리에 하재호의 미간이 자꾸만 깊어졌다. 뒤늦게야 그는 최근 그녀가 이상하게 굴던 이유가 자신에게 화가 나서였음을 깨달았다. 하재호는 보기 드물게 자세를 낮췄다. “3부 이사로 노윤서를 임명한 일, 원래는 미리 너한테 얘기해야 했는데 그때 너무 바빠서 미처 못 전했어.” 바쁘다는 건 참 그럴듯한 변명이었다. 언제, 어떤 관계에서도 두루 써먹을 수 있는 만능 핑계였다. 하지만 단 하나, 가까운 사이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그건 결국 상대를 무시하는 행동이었다. 그의 설명이 귀에 들어오긴 했지만 강유진의 마음은 미동도 없었다. “말 다 했어요? 그럼 이제 들어가도 되죠?” 하재호는 그녀가 이런 태도를 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