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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강유진은 잠시 시간을 내어 프라임에 들렀다. 택배 상자를 열자 얼마 전 주문해둔 드레스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원래는 축하 파티에 입으려고 준비한 것이었다. 드레스를 주문할 때만 해도 그녀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하재호에게 청혼에 성공한 모습을 상상하며 그 순간 회사에서도 당당하게 자신의 존재를 알릴 그림까지 그렸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하재호와 커플로 맞춘 드레스를 선택했다. 온 세상이 그들의 사랑을 증명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마치 하재호가 노윤서에게 쏟는 애정처럼 강유진도 그 순간만큼은 그렇게 믿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그 드레스는 다시는 입을 일 없을 옷이 되고 말았다. 드레스를 다림질해 걸어두자마자 하재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별하 스튜디오에서 드레스를 찾아오라는 지시였다. 가는 길 내내, 강유진의 머릿속은 의문으로 가득 찼다. ‘갑자기...?’ 평소라면 각종 비즈니스 파티에 입을 예복은 모두 그녀가 챙겼다. 그런데 이번엔 하재호가 직접 드레스를 주문했다는 사실이 강유진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드레스를 받아 든 순간, 그녀는 천진하게 착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가 주문한 건 여자용 드레스였고 사이즈도 강유진의 것이 아니었다.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 드레스는 분명 노윤서를 위해 특별히 맞춘 것이었다. 게다가 주문 날짜를 보니, 자신이 드레스를 주문하기 전이었다. 즉, 강유진이 들뜬 마음으로 하재호에게 청혼할 장면을 상상하며 설레어 있던 그때, 그는 이미 노윤서를 위한 드레스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고 씁쓸한 현실이었다. 그동안 스스로를 단단히 다잡으며 상처받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이번 사실 앞에서 또다시 가슴 한쪽이 찢겨 나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강유진은 떨리는 목소리로 스스로를 달랬다. ‘하재호만 떠나면 다 괜찮아질 거야...’ 강유진은 드레스를 걸어둔 뒤, 사직서를 다시 한 번 출력해 하재호의 사무실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퇴근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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