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노윤서는 떨리는 손으로 하재호의 품에 안겼다. “재호야, 나 너무 무서워.” 눈가가 벌겋게 달아오른 채, 몸 전체가 떨렸다. “엄마가 방금 피를 토했어.” 하재호는 전화를 받자마자 급히 달려왔고 의사와 간호사는 이선화를 정밀 검진 중이었다. 그는 노윤서의 등을 천천히 쓰다듬으며 진정시켰다. 검진을 마친 의사가 설명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방금 건 토혈이라 하기 어렵고 폐 속 가래에 조금 섞여 나온 겁니다. 환자가 심하게 기침하면서 모세혈관이 터진 정도예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회복될 수 있습니다.” “그럼 다행이에요.” 노윤서는 긴장이 풀린 듯 숨을 크게 내쉬었다. 의사가 나가자 그녀는 미안한 듯 하재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까 너무 놀라서 무서웠어. 생각나는 사람이 너밖에 없었어... 혹시 내가 쉬는 거 방해한 건 아니지?” “아니야. 이제 좀 안심됐지?” “응.” 노윤서는 다시 웃음을 되찾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와줘서 고마워.” 잠시 뒤, 노준범도 급히 병실로 들어왔다. 딸에게 상황을 듣고 나서야 겨우 안도한 표정을 지었다. “이 며칠 정말 신세 많이 졌네.” 그는 하재호에게 고개를 숙였다. “윤서가 이틀 내내 간병하느라 많이 지쳤을 거야. 이쪽은 내가 맡을 테니, 젊은 사람들끼리 나가서 바람도 쐬고 마음도 좀 풀어.” 노준범은 딸을 향해 덧붙였다. “윤서야, 재호한테 식사부터 대접해라. 나중에 네 엄마 퇴원하면 정식으로 집에 초대할 거다.” 노윤서는 설레는 눈빛으로 대답했다. “네, 알았어요.” 노윤서는 병실을 나서기 전, 아버지에게 검사 결과를 꼭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노준범은 간병인에게 잠시 맡기고 검진과로 향했다. 수많은 자료 속에서 이선화의 검사지들을 찾던 중, 낯익은 이름이 스쳐 지나갔다. 강서영. ‘강서... 영?’ 같은 이름에 나이도 묘하게 맞아떨어졌다. ‘그냥 비슷한 이름이겠지.’ 노준범은 고개를 저으며 이선화의 자료를 다시 살펴보았다. 더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 병원 입구. 노윤서가 하재호에게 물었다. “재호야,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