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방 안은 한동안 고요했고 공기마저 얼어붙은 듯했다.
하재호는 냉랭하게 그녀를 바라봤다. 검은 눈동자 속엔 오직 차가움과 냉정만이 담겨 있었다.
잠시 후, 그의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서동민 때문이야?”
강유진은 잠시 멍해졌고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다 남자의 눈동자 속 경멸과 냉소를 보고 비로소 깨달았다.
하재호에게 있어 그녀는 이런 사람이었던 것이다.
‘참 웃기는 상황이네.’
최근 날씨가 쌀쌀해진 탓일까, 강유진은 깊게 숨을 들이쉬면 온몸이 얼어붙는 듯했다.
‘대체 무슨 자격으로 저런 말을 해?’
분명 먼저 마음을 접은 건 하재호였다.
그리고 먼저 배신한 것도 그였다.
그런데 왜 마지막 책임을 자신에게 떠넘기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차가운 기운 속에서도 강유진은 나름 이성을 유지하며 담담하게 반박했다.
“이거 하 대표님한테 배운 거잖아요. 틈틈이 만나는 것도 꽤 재밌네요.”
...
최근 동료들은 강유진이 변했다고 느꼈다.
출퇴근이 정확해졌고 옷차림도 달라졌다. 전체적으로 빛이 나는 듯한 모습에 모두 의아해했다.
그동안 강유진은 직장에서 실패하고 연애에서도 실패한 사람으로 비춰졌다.
비록 하재호가 두 사람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지만 눈치 있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노윤서가 돌아온 지금, 모두 강유진이 우울할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 일 없는 듯 행동했다.
평소처럼 업무를 하고 상처받은 기색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하재호가 이상하게 변했다.
분명 사랑과 사업 모두 손에 넣으며 즐거워해야 할 사람인데 얼굴은 우울하기만 했다.
대표실 전체의 분위기는 매일 무겁게 눌려 있었다.
3부 이사, 노윤서를 제외한 다른 부서 투자 이사들은 온갖 호되게 혼나고 있었다.
예전 같으면 모두 강유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회사 전체에서 오직 그녀만이 하재호의 성질을 견디며 분노를 다스릴 줄 알았다.
강유진은 정확하게 불을 끄는 능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하나하나 정중히 거절했다.
2부 이사 주승재는 거의 울먹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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