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화
그 시기, 업무도 엄청 바빴다.
프라임의 첫 공개 모집으로 하재호는 하늘을 나는 사람처럼 분주했다.
강유진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그녀는 잠자리에 들기 전 반드시 이곳을 들렀다. 마치 그렇게 하면 온몸의 피로가 사라질 것만 같았다.
그때 그녀는 진심으로 하재호와 한평생을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노윤서가 먼저 그 집에 들어가 버렸다.
결국 강유진은 적절한 집을 찾지 못했다는 핑계로 서동민의 질문에 답했다.
서동민은 그녀의 말 속에 숨은 의미를 느낀 듯, 부드럽게 말했다.
“언젠가는 만날 거야.”
강유진은 건물 아래 꽃집을 지나가며 지난번 사온 꽃이 이미 시들어 책상 위가 허전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새 꽃을 사 집으로 가져갔다.
가게 직원이 친절하게 빨간 장미를 추천했다.
“그럼 빨간 장미로 할게요.”
꽃이면 뭐든 좋았다. 아름다운 꽃은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었다.
그녀는 기분이 한결 좋아져 문을 열기 전까지 살짝 흥얼거렸다. 하지만 그 좋은 기분은 집 안 남자를 보는 순간, 바로 사라졌다.
강유진은 믿기지 않는 듯 문을 돌아보고 하재호를 바라봤다.
거짓 환상 같은 순간이었다.
‘문 비밀번호 바꿨는데...’
집 안은 불이 꺼져 있어 그의 표정을 알아볼 수 없었다. 다만 희미하게 느껴지는 냉랭한 기운만이 존재했다.
“어... 어떻게 들어왔어요?”
강유진이 물었다.
그녀는 그 차가운 분위기가 싫어 집 안 모든 불을 켰다. 밝은 빛 속에서 하재호의 눈빛은 차갑게 스쳤다.
그는 높은 자리에서 내려다보며 검은 눈동자로 담담히 말했다.
“몇 번을 바꿔도 난 다 알아.”
강유진의 가슴은 솜 뭉치로 막힌 듯 답답했다.
속으로 분노하며 결심했다.
‘내일 당장 자물쇠 바꿔야겠어. 이번엔 알아낼 수 없게 제일 원초적인 기계식으로 바꿀 거야!’
하재호는 그녀의 속마음을 알 리 없었다. 시선은 온전히 그녀 품에 있는 빨간 장미에 머물렀다.
그의 눈빛은 한층 더 깊어졌다.
“여긴 왜 비어 있지?”
하재호는 깊은 눈빛을 거두고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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