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화
중간에 하재호가 계산하러 나왔고 서태우도 그를 따라 나왔다.
서태우는 잰걸음으로 다가와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재호 형, 강 비서도 여기서 밥 먹고 있어요. 동민이 형이랑.”
하재호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마치 ‘강유진’이라는 이름은 그의 세계에서 아무 의미도 없는 듯했다.
서태우는 속으로 우쭐해했지만 괜히 강유진을 헐뜯지 않고는 참을 수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우리 형이랑 엮인 거야...”
그는 입꼬리를 비틀며 속내를 드러냈다.
“이번엔 새로운 수법인가? 예전엔 형 눈길 끌려고 일부러 헤드헌터랑 접촉하고 무시당하니까 또 다른 수작을 부렸잖아. 진짜 계산 깊은 여자야.”
그때, 갑자기 하재호가 말했다.
“...담배 있어?”
서태우는 멈칫했다.
“형, 담배 안 피우잖아.”
“좀 답답해서.”
무슨 일 때문이냐고 묻고 싶었지만 하재호의 굳은 표정을 보고 서태우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
서동민이 말한 ‘보답’은 자신이 가는 연회에 강유진을 동반자로 데려가는 것이었다.
“농담이시죠?”
강유진은 믿기지 않아 웃음을 터트렸다.
서동민 정도 위치라면 자신과 같이 가겠다고 줄 서는 여자는 넘쳐날 테니까.
그녀가 어리둥절해하자 서동민은 담담하게 말했다.
“나 막 세화은행에 복귀했어. 지금 강성 안팎에서 수많은 눈이 날 지켜보고 있어. 이 시기에 사소한 흠이라도 잡히면 안 돼. 무슨 뜻인지 알겠지?”
굳이 더 설명하지 않아도 강유진은 그의 처지를 이해했다.
지난 몇 년간 세화은행 내부의 권력 싸움은 엉망이었다.
서동민이 돌아온 것은 명백히 그 난장판을 정리하기 위해서였고 그 곁에 서는 사람이 누구든 의심을 받기 마련이었다.
“근데... 저를 참 많이 믿는 것 같네요.”
강유진은 스스로를 비꼬듯 웃었다.
“만약 나도 다른 속셈이 있다면요?”
이런 연회는 모두 인맥과 자원을 나누는 자리였다. 그녀 역시 그걸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서동민은 태연했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든, 내가 널 선택한 이상 결과까지 감수할 각오는 돼 있어.”
그는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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