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화
강유진이 아직 프라임에서 사직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자 여수빈은 곧장 인상을 찌푸렸다.
“하 대표,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에요? 유진 씨한테 제대로 된 대우도 직책도 안 주면서 붙잡아만 두고 있다니. 너무 비열한 거 아니에요?”
강유진은 한숨이 나왔다. 이런 소모적인 이야기보다는 차라리 초지능 프로젝트 얘기를 꺼내고 싶었다.
다행히도 여수빈은 그 말을 듣자마자 눈을 반짝였다. 그녀는 곧바로 흥미를 보이며 강유진과 한참을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초지능 프로젝트는 본래 강유진이 직접 맡아왔던 사안이었다.
허재열을 제외하면 이 일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그녀였다. 분석도, 평가도 치밀하고 전문적이었다.
여수빈은 호기심을 참지 못한 듯 물었다.
“전에 혹시 컴퓨터 전공했어요?”
강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말씀을 들어보면 너무 전문적이에요. 전공한 줄 알았잖아요.”
강유진은 미소를 지으며 차분히 답했다.
“저는 프로젝트를 맡으면 무조건 끝까지 파고들어요. 손에 쥔 사안을 전방위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해야 어떤 건 투자할지, 어떤 건 지켜볼지, 또 어떤 건 포기할지 판단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남들보다 조금 더 아는 것처럼 보일 뿐이에요. 그냥 겉핥기 수준이에요.”
여수빈은 원래도 강유진의 사람됨을 높이 샀는데 이번엔 그녀의 전문적인 태도까지 보고 단번에 마음을 굳혔다.
“이 프로젝트, 내가 투자할게요!”
강유진은 당황스러워 눈을 크게 떴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도 말씀 못 드렸는데...”
“필요 없어요. 난 유진 씨의 안목을 믿으니까.”
그 한마디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강유진은 진심으로 고마웠다.
“그럼 나중에 시간 맞춰서 자세히 얘기 나누죠.”
“좋아요. 이번 주는 계속 강성에 머무를 거예요. 언제든 찾아와요.”
두 사람이 잔을 부딪치려는 순간, 등 뒤에서 날카롭고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태우였다.
“어떤 사람들은 참, 먹여 살려놨더니 은혜도 모르고 배신부터 하고... 길들여지질 않는다니까.”
“태우야,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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