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74화

오늘 밤의 하재호는 지칠 줄을 몰랐다. 마치 결심이라도 한 듯, 강유진의 허리에 이빨 자국과 손자국을 남겼다. 강유진 역시 물러서지 않고 그의 목덜미에 선명한 흔적을 새겼다. 그는 점점 통제력을 잃어갔다. 강유진은 침대 시트를 꽉 움켜쥐었고 손끝이 구겨진 천 위에서 하얗게 떨렸다. 결국 체력이 바닥난 그녀는 눈을 감고 그가 마음껏 하도록 내버려두었다. ... 토요일 아침, 강유진은 강서영의 퇴원을 위해 서둘러 일어났다. 밤새 무너져 내린 탓에 몸을 일으키는 순간 두 다리가 무겁게 짓눌렸다. 양치질을 하고 있을 때였다. 하재호가 자연스럽게 화장실로 들어와 그녀의 허리를 뒤에서 감싸 안으며 낮게 말했다. “조금만 더 자자.” 강유진은 대꾸하지 않고 양치를 끝냈다. 거울 속에서 눈이 마주친 순간, 차갑게 입을 열었다. “그냥 서로 화풀이였잖아요. 이렇게 애정놀이할 필요 있어요?” 피곤했던 남자의 눈빛이 순간 날카로워졌다. 잠시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낮게 물었다. “아직도 화 안 풀렸어?” ‘...그러니까 어젯밤 그렇게까지 한 게 날 달래겠다는 거였단 말이야?’ 강유진은 씁쓸하게 웃었다. 힘은 썼지만 정작 쓸데없는 곳에 쓴 셈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그의 품에서 몸을 빼내며 거리를 두었다. “달래고 말고 할 게 뭐가 있어요. 그냥 필요할 때 서로 이용한 거죠.” 하재호의 눈빛이 위험하게 가라앉았다. “서로 이용...?” “맞아요.” 강유진은 돌아서서 그와 정면으로 마주하며 덧붙였다. “우리 다 성인이잖아요. 대표님이 이런 규칙 모를 리 없잖아요?” 그의 표정은 서서히 얼어붙었다. 냉기가 번지더니, 결국 차갑게 등을 돌렸다. 쿵! 문이 닫히는 소리가 방 안에 메아리쳤다. 강유진은 그제야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기대가 없는 사람에겐 더 이상 실망조차 하지 않는다. 그 사실이 오히려 마음을 가볍게 했다. 날씨도 기분도 이상하리만치 맑았다. 병원에서 강서영은 그녀의 표정을 보고 의아해했다. “무슨 좋은 일 있어?” “엄마가 건강하게 퇴원하는 게 제일 좋은 일이죠.”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