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화
“정보가 꽤 빠르네?”
하재호는 테이블에 몸을 기댄 채 앉아 있었다. 잘생긴 얼굴은 맹물처럼 아무 감정도 비치지 않았다.
“네가 압력을 넣지 않았더라면 손인혁은 분명 강유진을 데려갔을 거야. 너도 알다시피 손인혁은 완전 영악한 변태잖아.”
하재호는 대꾸하지 않고 테이블 위의 술잔을 들어 한 모금 삼켰다.
민도영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알코올 알레르기 있는 거 아니었어?”
“최근 계속 치료를 받아서 조금씩은 마실 수 있어.”
민도영은 더욱 고개를 갸웃했다.
“멀쩡히 잘 있다가 갑자기 술은 왜 마시기 시작한 거야?”
그때 서태우가 불쑥 끼어들었다.
“당연히 윤서 누나 술 대신 마셔주려고 그러는 거지. 윤서 누나는 형 첫사랑이잖아. 아주 보물처럼 아깐다니까.”
민도영은 하재호에게 다시 확인하려다 마침 들어오는 노윤서와 서동민을 보고 화제를 돌렸다.
“그래서 강유진은 왜 괴롭히는 거야? 그래도 7년을 함께했잖아. 네가 그렇게까지 매정한 사람도 아니잖아.”
“다 강유진 그 여자가 은혜도 모르고 나대서 그러지. 재호 형이 그냥 기분 좀 상해서 그런 것뿐이야.”
서태우가 코웃음을 쳤다.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재호 형이 붙잡을 줄 알았나 보지. 두고 봐, 곧 다시 돌아와서 잘못했다고 빌 거야. 시간문제라고.”
서동민은 외투를 챙겨 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너희들끼리 마셔. 나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
“무슨 일이 형제들 모임보다 더 중요해?”
서태우가 붙잡으려 했지만 서동민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떠났다.
노윤서의 표정도 조금 어두워졌다. 서태우가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윤서 누나, 어디 불편해?”
잠시 망설이던 노윤서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동민이가 강유진 씨를 고용할 생각인 것 같아.”
하재호는 잔에 남은 술을 단숨에 비웠다. 술기운이 오르자 눈꼬리가 옅게 붉어졌고, 그로 인해 눈빛은 더욱 깊고 검게 물들었다.
...
강유진은 막 샤워를 마치고 컴퓨터를 켜 구직 사이트를 둘러보았다.
더 작은 회사라도 거리가 멀어도 상관없었다.
어쨌든 쉽게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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