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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그가 이렇게 쉽게 그녀의 사직을 동의했던 건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해두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의도는 분명했다. 프라임과 그를 떠난 순간 강유진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각인시키고 결국 억지로 돌아와 머리를 조아리며 잘못했다고 빌게 만들려는 수작이었다. 하재호는 말했었다. 강유진은 그를 떠난 지 사흘도 되지 않아 다시 돌아와 애원할 거라고. 만약 그녀에게 자존심도 없었다면 정말 줏대 없이 그렇게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유진은 분명히 말했다. 다시는 돌아보지 않겠다고. 사업에서도 감정에서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녀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오히려 그녀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었다. 강유진은 마음을 다잡고 조우진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 저녁이라도 함께하자고 약속을 잡고 싶었다. 예전 같으면 거의 즉시 받던 전화였는데 이번에는 한참이 지나도 받지 않았다. 시간도 늦지 않았다. 겨우 저녁 7시가 막 지난 시각이었다. 게다가 조우진은 일찍 잠자리에 드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건, 그 역시 하재호의 압력에 굴복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강씨 가문의 규모는 크지 않았다. 그녀 하나를 위해 금융계의 신흥 강자 하재호를 거스를 사람은 없을 터였다. 강유진이 막 낙담하려던 순간, 서동민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그녀는 평범한 안부 전화쯤으로 여겼지만 받자마자 그는 곧장 본론으로 들어왔다.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들었는데?” 강유진은 잠시 놀랐다. 이미 그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 의외였다. 하지만 자본계는 넓지 않았고 소문이 금세 퍼질 만했다. “네.” “괜찮은 곳 찾았어?” 서동민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묻어 있었다. 전화기 너머로 누군가 술을 권하는 소리가 들렸으니 분명 술자리였다. 그는 곧 옆 사람에게 ‘잠시만’이라 말하고 다시 강유진에게 물었다. “세화로 와서 나를 도와주는 건 어때?” 강유진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멈칫했다. 예전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세화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세화 은행은 투자은행이나 자본회사와는 운영 체계가 달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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