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
그녀가 그렇게 말한 것은 허재열에게 더 나은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허재열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저는 유진 씨와만 협력하고 싶어요. 회사를 찾으시면 그 회사와 함께할 거고 직접 창업하신다고 해도 유진 씨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쨌든 제가 선택한 건 유진 씨니까요.”
그리고 덧붙였다.
“솔직히 프라임과의 협력이 틀어진 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계약 후에 유진 씨가 퇴사했다는 걸 알았다면 손해가 막심했을 겁니다.”
강유진은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러나 감동에 젖으면서도 현실의 어려움을 숨기지 않았다.
무엇보다 자금난이 가장 큰 문제였다.
시작 자본이 많지 않아 실제 운영에 들어가면 금세 바닥날 터였다.
만약 자금줄이 끊기면 프로젝트는 중단될 수밖에 없고 그러면 허재열이 쏟은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될 것이다.
그래서 강유진은 방안을 내놓았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야 했다. 공동 개발자를 들여 프로젝트를 키우는 방법이었다.
다만 일부 데이터 권한을 양도해야 할 수도 있었다.
허재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사업 운영은 잘 모르지만 강 대표님의 능력을 믿습니다. 분업해서 하죠. 강 대표님은 투자자를 찾고 저는 기술을 맡겠습니다.”
‘강 대표’라는 호칭이 생각보다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며칠째 강유진을 짓누르던 먹구름이 서서히 걷히는 기분이었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강유진은 진심을 담아 그의 손을 잡았다.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바로 그 순간, 그녀의 기분을 망치는 사람이 나타났다.
다름 아닌 노윤서였다.
어떻게 강유진을 알아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일부러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정말 강유진 씨였네요. 방금 봤을 땐 닮은 것 같아서 잘못 본 줄 알았어요.”
말은 강유진에게 했지만 시선은 은근히 허재열을 훑으며 두 사람의 관계를 가늠하고 있었다.
허재열의 나이가 강유진과 비슷했고 단둘이 식사 중이었으니 다른 가능성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강유진은 대꾸하고 싶지 않아 냉담한 표정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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