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화
“아니요.”
신시후는 태연하게 홍유빈의 접시에서 생선 가시를 발라주며 말했다.
“아저씨가 화해하자고 찾아왔길래 말 몇 마디 해줬을 뿐이에요.”
하지만 홍유빈의 촉은 달랐다. 분명 그렇게 단순한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강성 그룹 쪽에... 뭐 한 거예요?”
그녀가 조심스럽게 떠보자 신시후는 담담했다.
“별거 아니에요. 그냥 그렇게 갖고 싶어 하던 땅 하나 가져왔어요.”
홍유빈은 아무 말도 못 했다.
얼마짜린 땅인지 감히 물어볼 수도 없었지만 어느새 말을 뱉고 있었다.
“그게... 나 대신 화 풀어주려고요?”
“네.”
신시후가 가볍게 웃으며 덧붙였다.
“딱 그거예요. 대신 분풀이 해 준거예요.”
그녀는 눈앞의 남편 행세를 하는 남자가 무슨 생각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감동이기도 했지만 솔직히 말해 적잖이 충격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문득 신시후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이 떠올랐다.
“왜 저한테 이렇게 잘해줘요?”
신시후는 별것 아니라는 듯 답했다.
“이 정도가 잘해주는 건가요?”
“유빈 씨, 허리 좀 펴요. 내 체면 구기지 말고요.”
홍유빈의 눈빛이 살짝 흔들리며 말했다.
“고마워요.”
“별말씀을요.”
신시후는 휴대폰을 보며 낮게 웃었다.
“또 중간에서 중재하러 누군가가 오고 있나 보네요.”
“누군데요?”
“별사람 아니에요. 오늘 밤은 나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요. 좀 늦을 것 같아요. 걱정하지 마요. 일 얘기하러 가는 거니까. 파트너 안 불러요.”
그러다 문득 의미심장하게 덧붙였다.
“남자든 여자든.”
홍유빈의 귀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그녀는 얼굴을 그대로 밥그릇에 파묻고 싶어졌다.
“그, 그만 가요!”
신시후는 그 발그레한 얼굴을 빤히 보다가 혀로 입술을 한 번 훑었다.
“누가 그런 말 안 해줬어요?”
홍유빈이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
“무슨 말이요?”
“유빈 씨 얼굴 빨개질 때 진짜... 순진해 보인다는 거요.”
현관으로 사라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홍유빈의 얼굴은 더더욱 달아올랐다.
달아오른 기운은 씻으러 들어가서도 가시지 않았다.
거울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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