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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8화

해 영감의 말은 아주 예리했다. 이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대제사장의 체면을 구긴 것이었다. 온심동은 어두운 안색으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더 많은 건 증오였다. 낙청연에 대한 증오. 낙청연은 도발하는 눈빛으로 온심동을 바라보다 곧바로 입을 열었다. “해 영감,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번 일은 제가 완전하게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해 영감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부탁하겠소.” 해 영감은 곧바로 사람을 시켜 낙청연에게 방을 마련해 밤이 되기까지 기다리자고 했다. 낙청연은 뱀이 담긴 주머니를 가지고 먼저 해가를 나섰다. 온심동은 지기 싫어 해 영감에게 말을 걸었지만, 낙청연이 뒤를 돌아보자 해 영감은 어두운 안색으로 온심동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낙청연은 차갑게 웃으며 등을 돌려 떠났다. 현실은 잔혹한 것이다. 지고한 지위에 올랐다 해도, 실력이 있어야 주위의 사람들도 알아주는 법이다. 해 영감은 그만한 권세가 있으니 체면도 봐주지 않고 막대할 수 있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해 영감처럼 면전에 대고 얘기할 순 없지만, 사적으로 온심동에게 대제사장 자리는 과분하다고 의논할 것이다. 이런 말이 많아지면, 온심동의 자리는 점점 흔들릴 것이다. 여국에 이런 대제사장은 필요 없다. 온심동의 실력으로 왜 대제사장의 자리를 차지하려 들고, 자신마저 잔인하게 살해했는지 낙청연은 이해할 수 없었다. 오랫동안 맺은 사매의 정을 생각하면 낙청연은 가슴이 답답했다. 낙청연은 우선 그 뱀이 담긴 주머니를 가져갔다. 그리고 밤이 돼서야 다시 해가로 발길을 옮겼다. 해 영감은 오랫동안 기다린 모양이었다. “낭자, 언제 시작하는 것이오?” 해 영감이 물었다. 그러자 낙청연이 분부했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모두 방으로 돌아가고, 절대 나오지 마십시오.” 그러면서 낙청연은 부적을 꺼내 해 영감에게 건넸다. “이걸 모든 사람의 방문에 붙여놓고, 자시가 지난 후에는 더더욱 밖으로 나오면 안 됩니다. 일어나서 둘러보는 것도 안 됩니다.” “해가 뜨면, 밖으로 나오십시오.” 해 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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