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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8화

그렇게 부진환은 미처 막을 틈도 없이 낙요에게 입을 맞췄다. 바로 지척에 있는 탓에 낙요는 그의 숨결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아주 조용해서 서로의 빨라지는 심장 박동 소리마저 들리는 듯했다. 낙요는 그를 밀어내고 벌떡 일어나 앉았다. "당신!" 낙요는 화가 난 얼굴로 부진환을 노려보았고 부진환은 어쩔 수 없었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대제사장님께서 절 잡아당기셨습니다." "전 고의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절 탓할 수는 없습니다." 낙요는 화가 났다. "당신에게 아무런 잘못도 없다는 말이오? 낙정이 시킨 일이라면 뭐든 하니, 설령 그것이 당신이 위조한 것이라 가짜라고 해도 내 명성은 어떡한단 말이오?" "일이 이렇게 크게 번졌는데 쉽게 해결될 것 같소?" 부진환은 미간을 구기고 고개를 숙인 채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 "이 일은 제 탓입니다." 그도 어쩔 수 없었다. 그는 낙정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과거 낙정에게 조종당했을 때 일을 그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고 그런 일이 다시 한번 일어나길 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의 몸은 이제 더 이상 그때 같은 일을 견딜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낙요를 해치는 일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런 방법을 생각한 것이었다. 적어도 낙정을 함정에 빠뜨리면 낙요가 그녀를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이 일로 인해 낙요의 명성이 더럽혀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좋소. 당신이 인정을 했으니 가서 두 시진 동안 무릎을 꿇으시오!" 낙요는 여전히 화가 난 듯했다. "알겠습니다." 부진환은 돌아서서 방을 나섰다. 방문이 닫히고 낙요는 의자에 앉았지만 당장은 진정할 수 없었다. 차를 세, 네 잔 마셨는데 여전히 얼굴이 화끈거렸다. 탁자 위에 놓이 두 천쪼가리를 본 낙요는 그것을 천천히 살펴보다가 돌연 부진환의 손 끝에 남은 상처가 떠올랐다. 그녀는 당황했다. 수를 놓느라 바늘에 찔린 것일까? 그녀는 처음으로 다 큰 사내가 꽃을 수놓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니 손이 상처투성이지. 바로 그때, 계진이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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