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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4화

책임을 질까 두려운 원유희는 몸을 돌려 도망갔다. 도중에 건물 안에 사는 사람이 볼까 봐 살금살금 나갔다. 아래에 가서 기사에게 자기가 저지른 나쁜 짓을 들킬까 봐 애써 침착한 척을 하며 차에 올랐다. 마음이 편치 않은 원유희는 가는 길 내내 김신걸에게 들킨 후 어떤 벌을 받을까 상상했다. 다리에 얹힌 손이 계속 떨리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자 차는 이미 어전원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원유희는 당황한 표정으로 롤스로이스가 집에 있는지 보러 가려던 참에 임민정이 다가왔다. “사모님, 돌아오셨어요? 근데 왜 그러세요?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무슨 일이 생겼어요?” ‘이렇게 티가 난다고?’ 원유희는 두 손으로 자기 얼굴을 가리고 눈에 띄고 싶지 않았다. “사모님, 걱정하지 마세요. 무슨 일이 있으면 말씀하세요. 제가 아이디어를 내드릴게요." 임민정은 친절한 척을 하며 말했다. 그 순간, 원유희는 임민정을 빼고 믿을 사람이 없었다. 임민정은 평소에 원유희랑 가깝게 지냈고 무슨 일이든 원유희를 도와 종종 아이디어를 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유희는 유일한 동아줄을 잡고 긴장하며 말했다. “나…… 방금 윤설을 실수로 밀었는데 걔가 뒤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테이블에 박았어. 피를 엄청 많이 흘렸는데…….” “세상에, 어쩌다가 그렇게 됐어요?” 임민정은 비명을 질렀다. “나도…… 모르겠어. 일부러 그런 거 아냐…….” 원유희는 더욱 당황했다. "사모님, 이럴 때 돌아오면 안 돼요!" "왜…… 왜?" “생각해 보세요, 선생님께서 사모님이 윤설 아가씨를 다치게 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사모님을 가만히 두겠어요? 꼭 이혼하겠다고 얘기할 거예요. 아무래도 선생님이 윤설 아가씨 앞에서 떳떳하지 못하잖아요.” 임민정은 심각하다는 듯이 말했다. “나…… 나…… 나…….” “사모님, 제 말을 들으세요. 먼저 밖에 가서 좀 피하세요. 선생님의 화가 다 풀리면 그때 다시 돌아오세요. 그럼 선생님은 이혼하자는 얘기를 하지 않을 거예요.” 원유희는 이 방법이 그나마 괜찮다고 생각했다. ‘김신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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