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4화
김신걸은 애초 그녀랑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그냥 김신걸 손아귀속의 놀이감일뿐, 사람으로서의 자존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의 모든 건 오로지 김신걸의 소유로서 김신걸에 의해 좌지우지 되였다.
제성의 꼭대기에 강림하고 있는 김신걸한테 그 누구도 감히 반기를 들 수 없었다.
오전에 원유희와 아이들은 지금 막 바깥의 정원에 있었다.
세 아이들은 서로 앞치락 뒤치락 놀고 있었고 원유희는 동그란 책상앞에 앉아 과일이랑 먹을 것들을 차려놓고 그녀만의 오전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다 원유희는 휴대폰을 꺼내 오서진한테 연락했다.
"오 비서님, 엄혜정한테 연락해서 나한테 전화하라고 하세요."
"네."
원래대로라면 원유희 휴대폰에는 엄혜정의 연락처가 등록되여 있을 거다. 다만 김신걸의 설정으로 원유희가 진정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몇몇 밖에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몇몇에는 엄혜정은 제외되여 있었던 거다. 당연 육성현도 그중에 없었다.
"조한아."
원유희는 아들을 불렀다.
"네, 무슨 시키실 일이라도 있어요, 엄마?"
조한은 쪼르르 달려오면서 말했다.
"내 주위에는 사람이 있어?"
"있어요."
원유희는 웃으면서 말했다.
"아니, 내 말은 너랑 유담이, 상우를 제외하고."
"그러면 없어요! 난 이미 멀리멀리 있으라고 했다요~!"
이때 원유희의 휴대폰이 요란스레 울렸다. 그녀는 조한의 머리를 가볍게 몇번 쓰담았다.
"어서가서 놀아."
"네!"
조한은 다시금 쫑그르르 달려가서 상우랑 같이 그들만의 '과학연구'에 몰두하였다.
바로 욕조에 담겨져 있는 물고기를 관찰하는 거였다. 아직도 살아 있다니, 꽤 완강한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그뒤 유담이 어디선가 꽃한송이를 뜯어와서 욕조에 던져버렸다. 물고기는 물위에 둥둥 떠있는 꽃송이 주위를 한참 배회하다 덥썩 물더니 그대로 삼켜버리는 거였다. 이에 셋은 깜짝 놀란 나머지 멀뚱히 바라만 보았다.
"유회야, 뭔일 있어? 서진 씨더러 나한테 연락하라고 했다며?"
엄혜정의 목소리가 휴대폰에서 흘러나왔다.
"자유롭게 얘기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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