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4화
원유희는 물건을 내려놓는 소리를 들었다.
육원산이 세인시에서 이곳까지 찾아올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
윤정 생전 육원산의 관계는 엉망이었고 윤정이 죽었을 때 육원산은 슬퍼하지도 않았고 한동안 나타나지도 않았다.
그래서 원유희는 자기랑 아이들만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육원산은 묘비에 있는 아들의 사진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윤정은 내 맏아들이고 첫 번째 아이였어. 걔가 태어나던 날 내가 얼마나 기쁘고 자랑스러웠는데. 후에 나랑 연을 끊을 줄은 상상 못 했어. 그래서 나도 상처받았나 봐.”
“그런 일을 했는데 저희 아버지가 어떻게 받아들이겠어요?”
원유희는 엄혜정이 알아낸 일을 잊지 않았다. 육씨 집안이 그런 비인간적인 장사로 몸집을 키워왔던 사실을 차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런 착한 아들이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해야지, 치욕스럽다고 느끼면 안 되죠. 전 저희 아버지의 결정을 지지하고 저희 아버지의 편이에요.”
원유희는 윤정의 곁에 서서 육씨 집안이랑 선을 그었다. 그리고 육원산이 얼른 이 사실을 알았으면 했다.
“나도 알아, 이해할 수 있어.”
육원산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육씨 집안은 양지에서 일하니까 걱정하지 마. 그리고 난 네가 얼른 육씨 집안 족보에 올랐으면 좋겠어. 그래야 너희 아버지도 시름을 놓지 않겠어?”
원유희는 놀랐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육원산은 자기랑 연락한 적이 없었는데 지금 갑자기 묘비에 찾아오는 것도 모자라 족보에 넣겠다고 얘기했으니 충분히 놀랄만했다.
원유희는 옆의 묘비를 향해 몸을 돌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부모님이 조언을 해줄 거라 믿었다.
원유희는 망설이기 시작했다. 가족이 없게 된 자신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고 윤정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육원산이 자기를 찾아온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아빠, 아빠가 살아있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원유희는 자신이 무엇을 하든 윤정은 다 허락할 거라 생각했다. 윤정보다 딸을 더 아끼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말이다.
육원산은 옆에 놓인 지팡이를 들고 원유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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