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5화
“음, 그럼 안심할 수 있겠네.”
김신걸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만약 원유희가 없었다면 육씨 집안이랑 접촉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구역을 함부로 침입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계단 아래에 도착하자 육원산은 입을 열었다.
“난 먼저 호텔로 가볼게. 한 이틀 정도 머물 거야. 유희야, 집으로 가고 싶으면 이 할아버지한테 연락해. 네가 무슨 선택을 내리든지 난 다 찬성할 거야.”
말을 마치고 육원산은 몸을 돌려 차에 올랐다.
김신걸은 복잡한 눈빛으로 원유희를 응시하며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차에 올라타자 말을 걸었다.
“육씨 집안으로 가려고?”
“족보에 넣어주겠다고 해서 아직은 고민 중이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돌아가고 싶다는 뜻도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거절할 것이다.
사실 원유희처럼 부모님을 다 잃은 상황에서 그런 결정을 해도 의외는 아니었다.
“돌아가면 손해 볼 건 없어.”
원유희는 김신걸이 이런 얘기를 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 원유희도 손해 보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전에 육씨 집안이랑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원인 중 하나가 육씨 집안사람들이 자기를 쌀쌀맞게 대했기 때문이다. 자기를 받아달라고 그 사람들한테 빌고 싶진 않았다.
“세인시로 돌아가기 전에 어전원에서 식사 대접을 해야겠어.”
“우리 엄마 별장 가서 먹자!”
“이유는?”
원유희는 차창 밖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유? 그거야…… 난 나고, 김신걸은 김신걸이니까.’
원유희와 김신걸의 위치는 결코 대등한 것이 아니다. 김신걸 곁에 있는 원유희는 통제된 사람과도 같았다. 밧줄로 자유의 날개를 묶어버렸고 해탈을 기다리는 사람과도 같았다.
지금 순종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다 눈이 멀었기 때문이다. 아니면 지금이라도 김신걸이랑 선을 긋고 싶었다.
“어전원에서 하는 걸로 해.”
김신걸은 또 자기 마음대로 결정했다.
원유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원유희도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차 안의 분위기는 숨 막힐 정도로 답답했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