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6화
원유희는 받아들일 수 있다는 듯이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김신걸은 원유희의 손을 잡았고 따뜻한 수건으로 원유희의 손을 닦아주었다.
“내가 할게…….”
원유희는 손을 빼내고 싶었다. 눈이 잠깐 안 보인다고 해서 손 닦는 법을 잊어버린 건 아니었다.
“움직이지 마.”
김신걸은 손에 힘을 주어 원유희가 도망가지 못하게 했다.
이 얘기를 듣자 원유희는 계속 반항하지 않았다. 손에 닿은 따뜻한 촉감이 천천히 또렷하게 느껴졌다.
그 촉감은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전해졌고 그 촉감이 갑자기 심장까지 닿은 듯이 원유희는 어색하게 움츠러들었다.
“됐어.”
원유희는 이런 비정상적인 느낌을 견디기 어려웠고 참지 못하자 손을 단호히 뺐다. 그리곤 손을 테이블 밑에 놓고 주먹을 살짝 쥐었다.
원유희는 이런 느낌이 싫었고 이런 느낌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원유희는 김신걸에게 호감이 생겼고 그 호감은 억누를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가끔 원유희는 후회하고 자신을 증오하곤 했다. 머릿속엔 왜 기억을 잃었을까, 기억을 잃지 않았다면 김신걸에게 호감 생길 일은 없었을 텐데 그런 생각들로 가득했다.
이런 호감은 원유희를 두렵게 했다. 전보다 더 고통스러워질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지금은 그저 눈에 띄지 않게 선을 긋으며 예전과 같은 평정심을 유지하기를 바랄 뿐이다.
‘꼭 해내야 해…….’
“내일은 어때?”
“좋아.”
김신걸은 원유희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단번에 알아들었다.
‘육씨 집안이랑 가까이하면 김신걸도 어느 정도 자제하겠지? 이젠 나한테도 든든한 가족이 생기는 건데…….’
밥을 먹을 때 김신걸을 계속 원유희 접시에 음식을 집어주었다. 원유희의 접시에 점차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들이 쌓이었지만 그중 해산물은 없었다.
심지어 김신걸은 손으로 원유희의 입술을 닦아주기도 했다.
이를 예상하지 못한 원유희는 깜짝 놀라 몸이 뻣뻣해졌고 얼굴은 무의식적으로 피했다.
그 모습을 보자 김신걸의 눈빛이 변하더니 표정이 좋지 않았다.
원유희는 앞을 볼 수 없었지만 공기 흐름이 달라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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