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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3화

“이런, 성현이네!” 안미옥은 얼른 하던 일을 내려놓고 일어나더니 육성현을 안았다. “어디 보자, 살 빠진 거 아니야? 네 아빠가 제정신이 아니어서, 널 어떻게 한 건 아니지?” “아니에요.” 미옥은 그제야 성현과 함께 들어온 엄혜정을 놀란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혜정의 두 손을 잡고 기뻐했다. “여기는 내 며느리겠지?” “맞아요.” 성현이 인정했다. “그럴 줄 알았어. 한눈에 알아봤잖아. 이 아이는 좋은 아이야. 성현아, 이 애를 괴롭히면 안 돼.” 미옥이 말했다. “자, 너에게 선물을 하나 줄게.” 혜정을 침대 곁으로 끌고 가서 서랍에서 박스를 꺼내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 “열어봐, 마음에 드나 봐.” 혜정이 거절했다. “안돼요, 받을 수 없어요.” “왜 안돼? 네가 안 받으면 나 속상해 죽을 거야.” 미옥은 두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며 불쌍하게 말했다. 성현은 의자를 찾아 앉았다. “그냥 받아.” 혜정이 박스를 열자 예쁜 브로치가 나왔다. “고맙습니다.” “감사할 필요 없어, 성현은 정말 철이 없어, 결혼식에도 초대 안 해. 널 안 괴롭혔어? 말해봐, 내가 때려줄게.” “아니에요.” 성현이 대꾸했다. “그녀를 괴롭힌 사람은 염씨 집안의 조영순이에요.” 혜정은 성현을 언짢게 쳐다보며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궁금했다. “조영순?” 미옥은 의아했다. 누군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조영순? 내가 아는 사람이야? 왜 기억이 안 나지? 조영순이라……. 아가씨, 누구세요?” 혜정과 성현은 미옥의 병을 알기에 더는 머물지 않고 정신병원을 떠났다. 혜정은 정신병원에 있는 그 여자가 진짜 성현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았다. 이런 곳에 갇혀 있는데 아들이 죽었고, 지금의 이 가짜 아들에게 살해당했다는 것도 모르고 있다. 이런 기만으로 죄책감을 느낄 성현이 아니다. “왜 이렇게 된 거예요?” 차에 올라탄 혜정이 물었다. “육가엔 비밀이 너무 많아.” 성현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넌 얼마나 알고 있어?” “아무것도 몰라요.” 엄혜정은 차창 밖을 내다보았다. 그녀는 그런 어두운 세계를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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