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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3화

원유희는 서재로 따라갔다. 김신걸은 서재 책상 뒤에 앉아 일을 하지 않고 나른하게 의자에 기대어 카리스마 있는 두 눈으로 그녀를 직시하고 있었다. “그 가정부가 나한테 예의 없게 굴었어. 뿐만 아니라 나에게 누명까지 씌웠어. 그래서 내가 때렸는데 문제 될 건 없지?” 원유희가 물었다. “넌 어전원의 모든 사람을 지배하고 처리할 수 있어.” 김신걸은 그녀에게 권력을 주었다. “당신이 어전원의 유일한 여주인이니까.” 원유희는 멍해졌다. 왜냐하면 그녀가 처음으로 김신걸의 입에서 자신의 정확한 지위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많은 모순들 중에서 김신걸의 마음이 처음으로 자신에게로 기울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원유희는 의외라는 것 외에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김신걸의 성질이 워낙 변덕스러워서 이번엔 좋아도 다음엔 또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변덕스러운 남자는 위험이 함께하기 마련이다. 원유희는 어차피 목적을 달성했으니까 임민정이 한 일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 자세히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당신이 누군가를 겨냥하는 일은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그 가정부가 무슨 짓을 했길래 그랬어?” 원유희는 김신걸의 한담처럼 깊은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예리해서 마치 그녀의 몸에 파고들 것 같았다. “아마도……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알고 오만해서 그랬겠지.” 원유희가 말했다. 김신걸은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원유희의 평가가 새롭다고 느껴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원유희는 눈을 떨구더니 다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이들 수업이 곧 끝나려고 해. 난 밖에 가서 좀 걸을게.” 김신걸이 기분 나빠하지 않자 원유희는 몸을 돌려 서재에서 나갔다. 같은 시각, 해림은 사람을 데리고 가정부의 방에 들어가 임민정의 옷과 용품들을 점검했다. 어전원에서 일했던 가정부가 나갈 때는 가져가지 말아야 할 물건을 가져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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