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18화
“내 허락 없이 죽으면 안 돼!”
육성현은 이를 갈며 말했다. 음험한 얼굴은 경련을 일으켰다.
엄혜정은 호흡이 미약해서 육성현의 위협을 전혀 들을 수 없었다.
육성현은 가장 빠른 속도로 엄혜정을 병원 응급실로 들여보낸 후 밖에 서서 기다렸다. 흰색 셔츠에 검은색 외투를 입었지만 옷과 손에 피가 묻어 온통 빨간색이었다.
육성현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더니 굳은 눈빛으로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부하가 앞으로 걸어왔다.
육성현은 쉰 목소리로 말했다.
“소식을 봉쇄하고 아무도 방해하지 못하게 해.”
“네.”
부하는 바로 처리하러 갔다.
육성현은 몸이 나른해지며 벤치에 기대고 앉아 눈빛이 흐트러져 피로 얼룩진 자신의 손을 쳐다보았다.
엄혜정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피의 온도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했다.
엄혜정이 달려들어 총을 막는 장면이 그를 놀라게 했다.
‘엄혜정이 왜 그랬을까? 그 여자는 분명히 날 미워하는데.’
육성현은 엄혜정이 말을 잘 듣는 이유는 자신의 위협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돈의 힘과 의사의 기술이 마침내 엄혜정의 생명을 건졌다.
엄혜정은 병실로 옮겨졌지만 출혈이 너무 많아 아직 깨어나진 않았다.
병실에 누워있는 엄혜정의 얼굴, 입술, 손이 모두 혈색 하나 없이 창백했다.
의사는 총알이 조금만 빗겨갔어도 사람이 병원에 오는 도중에 죽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육성현은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 조각상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깊은 호박색의 눈동자로 알 수 없다는 눈빛으로 엄혜정을 바라보았다.
육성현은 엄혜정의 생각을 알 수가 없었다.
‘왜 그랬을까?’
엄혜정은 이튿날 오전에 깨어났다. 눈을 뜨니 눈앞이 온통 하얗고 마치 천국에 있는 것 같았다.
이때 시선 위에 검은색이 나타났다. 엄혜정이 초점을 맞추어 자세히 바라보니 육성현의 얼굴이었다.
엄혜정은 그제야 자신이 죽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죽었으면 육성현을 볼 수 없을 테니까.
육성현은 면봉에 물을 묻혀 엄혜정의 입술을 적셨다. 물이 입술 사이로 스며들어와 엄혜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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