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19화
육성현은 명치가 맞은 듯 심장에 경련이 멈추지 않았다.
“듣기 좋은 말을 하면 내가 믿을 것 같아? 내가 감옥에 갇히고 사형선고를 받을 뻔할 땐 네가 이렇게 마음이 약한 사람이라는 걸 몰랐는데.”
육성현은 한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애초에 나는 단지 네가 잘못을 뉘우쳤으면 하는 마음에 이혼합의서로 널 자극한 거야. 나도 사형일 줄은 몰랐어. 미안해…….”
엄혜정은 참회하며 손을 들어 조심스럽게 육성현의 손가락을 잡고 말했다.
“오빠가 나한테 잘해준 거 나 다 기억하고 있어. 그리고 지금 말한 거 모두 진심이야. 나는 오빠가…… 평생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어.”
육성현은 엄혜정을 주시하며 그녀의 영혼 속으로 파고들 것 같았다.
기나긴 1분이 지난 후 육성현은 손을 빼 일어나 병실을 나갔다.
병실의 압력이 사라지자 엄혜정은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머릿속이 복잡해 얼굴을 돌려 닫힌 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힘없이 베개에 기댔다.
엄혜정이 한 말은 가짜였다. 이런 위험하고 극단적인 방식으로 육성현의 마음을 약하게 하는 게 엄혜정의 계략이었는 데 성공한 것 같았다.
엄혜정은 자신이 죽지만 않으면 성공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끔은 내가 너무 무섭게 느껴져. 이러면 육성현과 다를 게 뭐가 있어? 혹시 육성현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가? 아니야, 난 육성현과 같을 수가 없어. 나는 단지 자신의 결백을 지키려는 거야. 그 동영상과 사진들이 유출되면 난 정말 붕괴할 거야.’
부하들이 병원에 도착하자 육대표님이 병실 밖의 벤치에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정서가 이상한 것 같았다.
“육대표님?”
부하가 불렀다.
“알아냈어?”
“외딴섬에서 따라온 사람인데 도망갔어요. 아직도 조사 중이에요.”
부하가 말했다.
“천라지망을 쳐서라도 사람을 찾아내!”
육성현은 음험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네.”
음식을 가져오자 육성현은 침대 옆에 앉아 엄혜정에게 한 입 한 입 먹여주었다.
엄혜정은 반쯤 먹자 먹기 싫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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