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20화
‘너무 무섭다.’
엄혜정은 손을 들어 육성현의 손목을 가볍게 만지며 말했다.
“다치지 마.”
“그 말은 내가 해야 할 것 같은데.”
육성현은 짙은 눈빛으로 말했다.
“다치지 마. 알았어?”
“나는 죽는다고 해도 눈 뜨고 다른 사람이 죽는 걸 볼 수 없어.”
육성현은 마음이 약간 흔들려 엄혜정을 몇 초 동안 쳐다보다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어제 네 옆에 있던 사람이 다른 사람이었으면? 그래도 달려들었을 거야?”
“아니.”
육성현의 눈빛은 더 짙어져 엄혜정의 모든 표정과 감정을 감출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등의 상처를 피해 엄혜정을 안았다.
엄혜정은 육성현의 품에 안겨 움직이지 않고 그의 강하고 힘찬 심장박동을 느꼈다.
심장소리는 아주 가까운 것 같았다.
그 후 염씨 부부와 염민우가 거의 매일 엄혜정에게 전화를 했는데 매번 엄혜정은 육성현과 데이트를 한다고 못 간다고 했다.
처음엔 믿었는데 뒤로는 믿지 않았다.
“너 어디야? 내가 널 보러 갈게.”
조영순은 총명해서 속이기 쉽지 않았다.
“아니에요. 저 밖에 있어요.”
“밖에서 뭐 하는데? 쇼핑하는 거야? 그럼 왜 엄마 안 불렀어? 나 지금 그렇게 안 바쁜데.”
조영순은 왼손으로 핸드폰을 들고 오른손으로 수하가 건네준 서류에 서명했다.
“그냥 친구랑 차 마시고 있어요.”
“옛날 친구?”
조영순이 물었다.
“빈민가에 살던 사람 말이야?”
“네. 마주쳐서 함께 차를 마시고 있어요. 있다가 돌아갈 거예요.”
“엄마한테 영상통화로 보여줘.”
“…….”
엄혜정은 얼굴을 돌려 소파에 앉아 서류를 검토하는 육성현을 보며 어떻게 할지 몰랐다.
‘육성현은 내가 누구랑 통화하는지 알고 있어. 하지만 내가 난처하다는 것을 모르는지 완전히 방관하는 자세인데.’
“달아, 너 엄마한테 거짓말하는 거 아니야? 너 도대체 뭐 하는 거야? 네가 말하지 않으면 내가 지금 바로 로얄그룹으로 쳐들어갈 거야.”
조영순이 말했다.
“아니에요, 저 몸이 좀 안 좋아서 병원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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