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7화
“얼굴 들어.”
김신걸은 낮은 목소리로 원유희에게 요구했다.
원유희는 마치 현혹된 듯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들었다.
나중에야 정신을 차린 원유희는 얼굴이 굳었다.
‘내가 왜 김신걸에게 협조하지……?’
거울에 비치지 않은 김신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김신걸은 일부러 시간을 끌지 않고 원유희의 이를 꼼꼼히 닦은 후 말했다.
“뱉어.”
그러자 원유희는 허리를 굽혀 입안의 하얀 거품을 뱉었다.
원유희가 거울 속의 자신을 다시 보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얼른 물을 한 모금 마셔 입을 가시고 냉수로 세수를 했다.
다 씻은 후 김신걸의 표정과 눈빛을 상관하지 않고 그냥 가버렸다.
방에서 나온 원유희는 손으로 왼쪽 가슴을 눌렀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원유희는 자신과 김신걸의 사이가 점점 이상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처음엔 냉담했다가 몸에 손대지 말라는 조건까지 걸었는데 키스했을 뿐만 아니라 이젠 같이 하룻밤을 잤다니. 왠지 점점 통제가 안 되는 느낌이야. 중요한 건 나도 화가 나서 제성을 떠나지 않았다는 거야.’
김신걸이 위층에서 내려오자 해림이 와서 말했다.
“사모님께선 아침도 드시지 않고 갔어요.”
김신걸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숲 속의 맹수 같이 편집적인 눈빛으로 거실을 보았다.
원유희는 별장으로 돌아가지 않고 목적 없이 거리를 걸었다. 이 시간엔 모두 출근하러 가는 사람들이라 바삐 걸어갔는데 원유희만 거리를 어슬렁거렸다.
원유희는 머릿속이 너무 복잡했다. 원유희도 인정하기 싫지만 지금 자신이 김신걸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건 아이들 때문이 아니었다.
‘김신걸은 나한테 지옥과 같은 존재였어. 예전에 사랑했었다고 해도 버티기 힘들 정도였지. 그런데 지금은 나도 어느 정도 강해졌으니까 그런 고통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김신걸과 함께 있으면 영원히 아이들과 함께 있을 수도 있고.’
원유희는 그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원유희는 아직도 마음을 정하지 못해 망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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