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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다음 날, 김성준은 혼자가 아닌 유지아와 함께 돌아왔다. 그는 유지아의 손을 잡은 채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연아야, 우리 얘기 좀 하자.” 나는 그를 올려다보며 마음속으로는 미묘한 불안감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지금까지 여자를 집에 데려온 적이 없었고 하물며 내 앞에 데려온 적은 더욱 없던 사람이었다. “유지아 할아버지께서 많이 편찮으신데, 유일한 소원이 손녀가 결혼하는 모습을 보는 거래.” 나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래서?” 김성준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우리 이혼해야겠어.”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 ‘이혼?’ 나는 10년을 참아 왔고 이제야 겨우 결실을 보려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마지막에 와서 나를 내쫓겠다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내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김성준의 눈에 잠깐 망설임이 스쳤다. “딱 한 달만. 지아 할아버지께서 편안히 돌아가시면 우리 바로 재결합할 거야.” 유지아는 정확한 타이밍에 눈물을 흘렸다. “연아 언니, 제발 부탁드려요.” 그녀는 다가오더니 바닥에 엎드릴 기세로 무릎을 꿇었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할아버지께서 며칠 안 남으셨대요.” 나는 몸을 움직이지 않았지만 머릿속은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김성준이 죽을 때 내가 그의 아내가 아니라면 나는 재산을 얼마나 받게 될까? 유지아가 내 세 아이와 재산을 두고 다투는 장면이 떠오르자 속이 쓰려왔다.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게 할 수 없었다. 임연아를 위해서, 아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나는 김성준의 아내라는 지위를 반드시 지켜야 했다. 나는 김성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곧 새해잖아. 그때 가족 모임이 있을 거야. 가족들 앞에서 웃음거리가 되고 싶지 않아. 새해가 지나고 나면 성준 씨 마음대로 해.” “안 돼요!” 유지아가 날카롭게 소리치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할아버지께서 기다려 주시지 못할까 봐 무서워요!” 그녀는 정말로 무릎을 꿇은 채 손가락으로 내 바짓단을 붙잡았다.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제발 부탁드려요, 연아 언니. 저에게는 할아버지밖에 없어요... 할아버지께서 제가 결혼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시고 눈을 감으시면 저도 살고 싶지 않을 거예요.” 김성준의 눈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그는 짜증이 섞인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연아야, 나를 돕는다고 생각해 줘. 그렇게 지나친 요구도 아니잖아.”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성준 씨, 나는 당신을 10년 동안 도왔어. 당신이 마흔아홉 명의 애인을 찾는 동안에도 나는 단 한 번도 얼굴을 붉힌 적 없고 밖에서 당신 이야기를 나쁘게 한 적도 없어. 이 집도 당신 부모님도 세 아이도 전부 내가 완벽하게 돌봤어. 그런데 이제 와서 나한테 아내 자리를 내놓으라고?” 김성준은 다급하게 변명했다. “딱 한 달만!” “안 돼.”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태도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단호했다. “이건 당신이 나에게 약속한 일이야. 그러니까 약속 지켜.” 김성준은 자신의 약속을 떠올린 듯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유지아는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 “됐어요, 괜찮아요. 저도 할아버지를 따라 함께 갈래요...” 그녀는 일어섰다가 다시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으며 온몸을 떨었다. 김성준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유지아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임연아, 나는 너와 상의하려는 게 아니야. 예전엔 무슨 일이든 넌 내 말을 들어야 했잖아. 지금도 마찬가지야.” 나는 코웃음을 치며 마음속으로 계산을 끝냈다. 나는 절대 서명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소송으로 이혼하려면 최소 두 달은 걸린다. 그리고 6일 후, 새해가 오면 모든 것은 끝난다. 내가 자리를 뜨려 하자 김성준이 내 손목을 붙잡았다. “어디 가?” 나는 차갑게 그를 힐끗 보았다. “당신들 얼굴 보고 싶지 않아서. 난 이만 갈게.” 김성준은 모든 걸 꿰뚫어 본다는 듯 비웃었다. “도망친다고 이혼을 못 할 것 같아? 우리 부모님께 일러바치려고 하는 거지?” 그는 나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지금 바로 가정 법원으로 가자. 오늘 반드시 절차를 끝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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