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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주호영과 주민영이 달려들어 주경진의 곁에 서서 흥분한 눈빛으로 은동현과 김미나를 바라보았다.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랑 아빠가 진짜 이혼했어요? 이제 집으로 안 돌아와요?” 은동현과 김미나는 두 아이의 즐거운 눈빛을 보고 마음이 차갑게 식었다. 그들은 은성미가 임신하고 출산할 때 겪었던 고통, 아이가 아플 때 밤새 간호하며 쇠약해진 모습을 떠올렸다. 그녀가 떠나기 전 무릎을 꿇고 목놓아 울던 모습이 떠올라 이 두 아이에 대한 실망감이 더 깊어졌다. 주호영과 주민영도 그들이 사랑으로 키운 아이들이었다. 그들은 주경진의 부모님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지금, 그들은 딸의 아픔과 절망을 이해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처음으로 아이들에게 차가운 얼굴을 보였다. “그래, 네 엄마와 아빠는 이혼했어. 이제 너희와는 상관없고 우리도 너희와는 상관없어! 강아림을 좋아한다면 그 여자를 너희 엄마로 삼도록 해.” 할머니, 할아버지가 이렇게 화난 목소리로 말한 적이 없었기에 주호영과 주민영은 곧바로 심술을 부렸다. “상관없으면 말아요. 아림 이모는 원래 엄마보다 천 배 만 배 좋았어요. 우리는 이모가 우리의 새엄마가 되기를 바라요...” “그만해!” 주경진이 분노하며 두 아이의 말을 끊었다. 강아림이 갑자기 뛰어들었다. “호영아, 민영아, 함부로 말하지 마...” 강아림을 본 두 어르신은 화가 나서 눈이 빨개졌다. 김미나는 먼지떨이를 들고 그들을 몰아냈다. “감히 여우 년을 데리고 집에 와? 나가! 다들 나가! 이제 이 집은 너희를 환영하지 않아!” 먼지떨이가 주경진과 강아림의 몸에 내리쳤고 네 사람은 그렇게 쫓겨났다. 문이 ‘쾅’ 하고 힘차게 닫혔다. 강아림은 아파서 눈물을 흘렸지만 제일 먼저 주경진을 걱정했다. “경진 씨, 다치지 않았어요?” 주경진은 갑자기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그녀의 손길을 피했다. 그의 표정은 조금 차가웠고 눈빛에는 날카로움이 묻어 있었다. “어떻게 여기에 온 거야?” 강아림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 그녀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호영이랑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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