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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박해은이 숨을 헐떡이며 뛰쳐나왔다. 처음엔 누군지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피투성이가 된 얼굴의 형체가 익숙해지는 순간 비명처럼 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리고 그녀는 그대로 달려가며 외쳤다. “작은아버지, 그만하세요! 계속 때리면 정말 사람이 죽어요!” “제발 그만요. 그만 좀 해주세요!” 박시형은 고태빈이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인 것을 보고 겨우 주먹을 거두었다. 바닥에 쓰러진 고태빈의 흰 셔츠에는 피가 얼룩졌고 단정하던 머리는 흐트러져 이마에 몇 가닥 늘어져 있었다. 하지만 박시형의 눈빛과 얼굴에서는 여전히 날카롭고 잔인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는 위에서 아래로 고태빈을 내려다보며 낮고 냉정하게 말했다. “고 대표님, 앞으로 내 아내한테 감히 한마디라도 모욕하는 말을 한다면 그땐 책임 못 져요!” 말을 마치자 박시형은 서규영의 손을 끌어 차 쪽으로 향했다. 차 안에서 서규영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그러던 중 박시형이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이제 마음 쓰지 마. 그럴 가치 없어.” 서규영은 고개를 숙였고 그러다 우연히 박시형의 손등에 난 상처를 보았다. “어떻게 된 거야?” 박시형은 아무 일 아니라는 듯 태연하게 말했다. “방금 때릴 때 손목시계가 깨지면서 유리 조각에 긁혔어. 별거 아니야.” 서규영은 조용히 손을 쥐었다. “고마워. 대신 나서줘서.” “이제 화가 좀 풀렸어?” 그러나 서규영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 남은 화는 내가 직접 풀 거야.” 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밑바닥엔 금방이라도 불꽃이 튈 듯한 냉기가 깔려 있었다. 조금 전 박시형이 대신 나서지 않았다면 서규영은 직접 올라가서 몇 대는 쳤을 것이었다. 분명 복수를 다짐했건만 그럼에도 가슴 한켠에는 묘한 허전함과 연민이 남아 있었다. 그렇다. 그녀는 단 한 번도 냉정했던 적이 없었다. 예를 들면 고태빈의 회사. 그녀는 고태빈의 회사를 상장만 못 하게 만들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장이 되지 않아도 고태빈의 회사는 서규영의 특허 덕분에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그래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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