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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박해은의 말은 영악했다. 순식간에 책임의 화살은 박채원 쪽으로 튀었고 마치 이 모든 소란이 박해은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박채원 전무이사에게로 향하는 것처럼 보여졌다. 박해은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 사람들 전부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거예요.” 그 말은 은근히 불씨를 키웠고 분위기는 완전히 뒤집혔으며 이제 모두의 시선은 박해은이 아니라 서규영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박채원과 박시형은 원래부터 앙숙이라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얼마 전 박시형이 서규영을 CTO로 임명하려고 할 때 박채원이 강하게 반대했으니 지금의 공격은 ‘이해 가능한 반발’로 보이기 충분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박채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 “서규영 씨, 내가 데려온 사람을 왜 의심하시는 건가?” 서규영이 대답하기 전에 육경민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닙니다. 서규영 씨가 아니라 제가 의심하는 겁니다.” 서규영도 곧 침착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섀도우는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박해은 씨가 진짜 섀도우라는 걸 증명할 근거가 있나요?” 그러자 박채원은 눈빛을 굳혔다. “물론 있지. 국가가 수여하는 ‘섀도우 훈장’이라고 들어봤을 거야.” 그 말이 나오자 회의실은 잠시 술렁였다. 그 훈장은 국가 기술자에게만 주어지는 상징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때 박해은이 느긋하게 가방을 열었고 곧 은빛 훈장이 반짝였다. “직접 보세요. 이게 바로 그 훈장입니다. 이 훈장이 제 손에 있다는 건 제가 곧 섀도우라는 뜻이죠.” 그러나 서규영이 냉정하게 잘랐다. “그건 가짜예요.” 순간 박해은의 얼굴이 굳어졌다. “뭣이라고요?” 그녀는 들끓는 분노를 삼키며 훈장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그럼 규영 씨 눈으로 직접 확인해 봐요. 이게 진짜인지 아닌지!” 그러자 서규영은 천천히 그 훈장을 집어 들었다. “음... 이건 진짜네요.” 순간 회의실 안의 공기는 또다시 엉켜버렸고 박해은은 곧 승리의 미소를 띠었다. “그럼 됐네요.” 하지만 서규영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곧바로 의문을 던졌다. “훈장 하나로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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