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화
박해은의 얼굴빛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그녀는 재빨리 박채원을 바라보며 울먹이듯 말했다.
“고모, 보세요... 저 사람들이 절 이렇게 몰아세워요.”
그러나 ‘고모’라는 말에 박채원의 미간이 단단히 좁혀졌다.
그녀는 회사 안에 가족 관계를 끌어들이는 걸 가장 싫어했다.
직장은 일로 평가받는 곳이지 핏줄로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었으니까.
사실 박채원이 박해은을 주목했던 이유도 그녀가 박씨 가문의 양녀라서가 아니라
기술력 있는 인재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박해은은 그걸 알면서도 일부러 ‘고모’라 불렀고 그녀의 한마디는 마치 이곳 전체를 향한 신호탄처럼 울려 퍼졌다.
“나는 박씨 가문의 사람이에요. 나를 건드리면 곧 박씨 가문을 건드리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 의도는 분명했다.
자신의 배경을 이용해 사람들을 제압하려는 계산된 말.
하지만... 이곳은 ‘기술팀’이었다.
잡음보다는 실력이 우선인 직선적인 남자들이 모인 곳.
그들은 오히려 조롱하듯 웃음을 터뜨렸다.
“아~ 박씨 가문 사람이셨구나. 그러면 낙하산으로 오신 거네요?”
“그래서 섀도우 흉내까지 낸 거예요?”
“그 이름 아니었으면 이 자리 못 앉았겠죠.”
“우리 박채원 전무님 그렇게 철두철미하다더니... 결국 가족한테만 관대하셨네요.”
회의실 공기는 순식간에 들끓기 시작했고 비아냥과 냉소가 뒤섞인 목소리가 연달아 터져 나왔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반응에 박채원은 얼굴이 잿빛으로 물들어 갔다.
그녀는 그동안 원칙적으로만 회사를 운영해 왔고 가족이라도 예외 없이 사적인 감정은 단 한 번도 개입시킨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 사태는 그 모든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리고 있었다.
곧 박채원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박해은 씨, 더 할 말 있나요?”
그 살기 어린 목소리에 박해은은 순간 얼어붙었다.
분명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면 모두 잠잠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박채원의 분노를 자극해 버린 것이었다.
“전무님, 전 정말 섀도우예요. 그건 진짜라고요!”
박해은은 다급히 변명하며 말을 쏟아냈다.
“그 훈장은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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