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6화
서규영의 말에 손윤겸의 얼굴에 숨길 수 없는 미소가 피어올랐다.
하지만 눈동자 깊은 곳에는 오히려 약간의 무력감이 더 강하게 비쳤다.
여전히 자리에 앉아 손윤겸이 서규영을 바라보는 눈빛을 본 박시형은 손윤겸의 눈빛 깊은 곳에서 흘러넘치는 애정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손윤겸은 여전히 진지한 표정을 유지한 채 다른 사람들에게 하듯이 정중한 말투로 말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하지만 말을 마친 후 입 모양으로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입 모양만 보면 마치 서규영의 이름을 부르는 것 같기도 했지만 정확히 그녀의 이름은 아니었다.
박시형은 그것이 아마도 그들만의 애칭이 아닐까 짐작했다.
두 사람이 꼭 잡고 있는 손을 본 박시형은 손윤겸이 약간의 결벽증이 있는 것 같다는 것을 눈치챘다.
다른 사람들과 악수할 때는 손끝만 살짝 스치며 가볍게 인사를 나눈 정도였지만 서규영과 악수할 때는 완전히 달랐다.
손바닥 전체로 감싸 안듯이 잡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서규영의 가늘고 하얀 손목까지 잡았다.
분명 기쁨과 친밀감을 표현하는 행동이었다.
등받이에 몸을 기댄 박시형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손윤겸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더니 서규영 옆으로 가서 손윤겸에게 손을 내밀었다.
“손 박사님, 오래전부터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이름만큼이나 대단하시군요.”
손윤겸은 그제야 서규영의 손을 놓고 박시형과 악수를 했다.
박시형과도 손끝만 살짝 잡는 정도였지만 얼굴에는 여전히 봄바람처럼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 것 같은 온화한 미소가 피어 있었다.
“델포이 그룹 회장님이시죠? 박 회장님.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박시형이 말했다.
“회장님이라고 부르면 거리를 두는 것 같잖아요.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우리는 한 식구입니다. 그냥 시형이라고 부르세요. 그래야 제가 선배라고 부르기 편하죠.”
‘선배’라는 말에 본능적으로 서규영을 바라보던 손윤겸은 두 사람 얼굴을 번갈아 보더니 뭔가 눈치챈 듯했다.
박채원도 분위기가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다.
박시형이 겉으로 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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