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2화
정민서도 상황의 무게를 바로 이해했다.
“네 얘기를 들어보니까... 박시형 씨 최근에 좀 연기하는 느낌이 있긴 하다.”
그녀는 턱을 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규영아, 너희 관계는 나중에 천천히 결정해도 돼. 문제는... 네 뱃속의 아이는 기다려주지 않잖아.”
“만약 낳지 않을 거면 빨리 결론 내는 게 너한테도 좋아.”
서규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한테... 사흘만 줘. 그 안에 결정할게.”
그러자 정민서는 더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사실 말이야... 너랑 박시형 씨가 어떻게 되든 아기는 낳을 수도 있잖아. 너희 둘 얼굴이면 아주 예쁜 애 태어나지. 우리 둘이서도 충분히 키울 수 있고.”
그러나 서규영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러면 너무 복잡해져. 정말 이 관계에서 벗어나야 한다면... 아이까지 끌어들이는 건 절대 싫어. 그리고... 이 아이를 낳으면 박씨 가문에서 놓아줄 리가 없잖아.”
맞는 말이었다.
박씨 가문 어르신은 늘 손주를 보고 싶다며 입버릇처럼 말하던 사람이다.
그래서 아이가 태어나면 서규영 품에 머무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아이를 잃느니... 처음부터 만들지 않는 게 낫다.’
그 생각이 그녀를 더 무겁게 짓눌렀다.
정민서는 그런 친구의 손을 꼭 잡았다.
“네가 어떤 선택을 해도 난 끝까지 네 편이야. 필요한 건 뭐든 말하고.”
그날 밤 서규영은 다시 한번 정민서 집에서 잠을 이뤘다.
다음 날.
서규영은 평소처럼 회사로 향했다.
지금 프로젝트가 중요한 고비에 있었고 오늘은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회의가 있었다.
문제는... 지난이틀 동안 그녀의 컨디션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는 것.
입맛이 뚝 떨어졌고 일까지 겹쳐 몸은 이미 눈에 보일 정도로 말라 있었다.
평소 직원 식당에서 잘 챙겨 먹던 그녀였지만 요즘은 국 한 숟가락도 넘기기 힘들었고 그 모습을 본 강주만과 육경민도 걱정스러운 눈치였다.
“요즘 무슨 일 있어요? 아예 안 드시잖아요.”
서규영은 애써 웃었다.
“그냥... 일이 많아서 조금 피곤한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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