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7화
박시형의 눈은 새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눈가 끝은 피 번지듯 붉고 짧게는 이틀 길게는 며칠 동안 잠 한숨 제대로 못 잔 사람 같은 얼굴이었다.
서규영은 그 얼굴을 보고 순간 멈칫했다.
짧은 시간 사이에 사람이 이렇게까지 야위나 싶을 정도였다.
마치 마지막 남은 체면을 간신히 걸친 채 버티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곧 정신을 다잡았다.
서규영의 인상 속 박시형은 여러 얼굴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얼굴은... 불쌍한 척.
서규영이 차가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오빠가 애원하든 빌든 날 붙잡아봤자야. 어차피 난 당신 애 안 낳아.”
그리고 그녀는 박시형을 바라보며 서늘한 미소를 보였다.
“내가 사람 보는 눈 없어서 항상 이용당하는 건 인정할게. 진짜 재수 더럽게 없어서 계속 당하는 것도 인정하고. 그런데... 오빠는 그걸로도 모자라서 작은 재수 덩어리를 하나 더 만들어서 계속 등골 빨리라고? 오빠 같은 사람들 사리사욕 채워주라고?”
그 말에 박시형의 눈빛이 흔들렸다.
“박시형. 오빠는 오빠한테 이득 되면 사람 마음을 이용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 인간이야. 그런 인간이 무슨 애를 갖겠다고 그래? 당신은 애 키울 자격도 없고 그런 말 꺼낼 자격도 없어. 당신은... 그냥 지옥이 딱이야.”
말을 하는 서규영의 가슴은 크게 오르내렸다.
말한 대로그녀의 가슴 속에는 수없이 쌓인 분노가 들끓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깨달았다.
박시형 앞에서만큼은 고태빈을 마주하는 것과 다르게 평정을 잃은 채 심하게 흔들린다는 것을.
그런데 오히려 그게 더 싫었고 더 서러웠다.
그녀는 곧 마음을 다잡았다.
오늘까지만 흔들리자.
오늘까지만 감정이 새어나가게 두자.
이후로는... 완전히 끊어낼 것이다.
한편 박시형은 여전히 한 손으로 서규영의 팔을 잡은 채 말없이 서 있었다.
그리고 곧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서질 것처럼 가라앉아 있었다.
“난... 원래 지옥에 있었어.”
하지만 서규영은 잘 듣지 못했다.
“뭐라고 했어?”
그런데 그 순간 박시형은 표정이 단번에 바뀌더니 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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