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이때 그들의 집 앞에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그 단지에 사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구경하러 몰려들어서 복도가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사람들은 고태빈이 돌아온 걸 보고는 길을 내주었다.
고태빈은 자신의 집 앞에 사람들이 가득 몰려있자 눈빛에 언짢은 기색이 스쳐 지났다.
“태빈아, 드디어 왔구나. 너 조금이라도 늦게 왔으면 우리 집 다 털릴 뻔했어.”
고태빈은 울부짖으며 난리를 치는 장경희를 신경 쓰지 않고 곧장 경비원들에게 이삿짐센터 직원들을 막으라고 명령했다.
“당신들 대체 누구예요? 누가 시킨 거예요?”
오는 길에 고태빈은 이 일이 서규영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기에 신고하지 않았다.
해봤자 집안 망신만 시킬 테니 말이다.
직원들을 이끌고 온 사람은 중개사무소의 매니저였다.
그는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저희는 서규영 씨의 의뢰를 받아 서규영 씨 물건을 옮기던 중이었습니다.”
예상대로 서규영이 한 짓이었다.
서규영은 최근 들어 도를 넘는 짓을 자꾸 했다.
“누가 서규영에게 이것들을 옮길 수 있다고 한 거죠? 이건 불법침입이에요. 제가 신고하면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경찰서에 끌려갈 거예요. 그러니까 10분 내로 모든 걸 원상 복구해요. 그렇지 않으면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할 거예요.”
뜻밖에도 매니저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고태빈 씨, 저희 의뢰인은 서규영 씨입니다. 하실 말씀이 있다면 서규영 씨와 의논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물론 신고하셔도 됩니다. 저희는 모두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일하고 있거든요. 경찰이 오는 게 오히려 저희에게는 이득입니다. 저희의 행위가 정당하다는 걸 밝힐 수 있으니 말이죠.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받는 일도 없을 테고요.”
고태빈의 마음속에서 분노의 불길이 치밀어올랐다.
고태빈은 당연히 경찰이 오는 걸 원치 않았다.
그는 이 집과 이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들이 서규영의 결혼 전 개인 재산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법에 따르면 서규영은 그것들을 자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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