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오가윤은 박시형의 말을 무시하고 서규영의 손을 잡은 채 끊임없이 말을 쏟아냈다.
박시형은 결국 서규영의 손을 잡고 밖으로 걸어갔다.
두 사람은 긴 복도를 지나 계단을 올라간 뒤 가장 안쪽에 있는 방 앞에 멈춰 섰다.
서규영은 박시형에게 꽉 잡힌 손을 바라보며 잠깐 넋을 놓았다.
사실 그녀는 낯선 사람과의 신체 접촉을 굉장히 싫어했다.
심지어 고태빈의 실체를 알게 된 뒤로는 고태빈을 보기만 해도 생리적인 거부감이 느껴졌다.
그래서 고태빈이 그녀의 반경 2미터 안으로 다가오기만 해도 이유 없이 불쾌감을 느꼈다.
그러나 지금, 박시형에게 손이 잡혔는데도 전혀 불쾌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가 참 맑은 사람이고 손바닥이 따뜻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박시형은 멈춰 선 뒤 곁눈질로 서규영의 안색을 살폈다.
서규영은 그들의 맞잡은 손을 그저 넋 놓고 바라보고 있었는데 싫어하는 기색은 없었다.
그래서 박시형은 갑자기 그녀와 깍지를 꼈고 서규영은 그제야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박시형의 손에서 자신의 손을 빼냈다.
“지금 뭐 하는 거야?”
“가만히 있길래 괜찮나 싶어서. 내가 손을 잡았는데도 뺨을 때리지 않았으니까 조금 더 해도 괜찮지 않을까 했지.”
박시형의 솔직함에 서규영은 어이가 없었다.
서규영은 팔을 들어 올리는 척 말했다.
“지금 때리도록 할게.”
박시형은 황급히 몸을 돌려 방문을 열면서 안으로 피신했다.
“살려줘. 설마 남편을 죽이려는 건 아니지?”
두 사람은 그렇게 티격태격하면서 방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서규영은 침대 맞은편의 벽에 걸린 커다란 액자를 보고 걸음을 멈추었다.
벽에는 사진이 하나 걸려 있었다.
사진 속에는 소년과 소녀가 있었다. 그 사진은 바로 10년 전 서규영과 박시형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었다.
당시 서규영은 박시형과 함께 대회에 출전하여 조별 우승을 거두었었다.
두 사람은 함께 트로피를 들고 시상대 위에 서 있었다. 주변에는 불꽃과 색 테이프가 휘날리고 있었고 두 사람의 얼굴에서는 젊음과 열정이 보였다.
서규영은 그 사진을 보고 흠칫했다.
어렸을 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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