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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고태빈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그는 늘 자신을 선망하고 자신의 주위를 맴돌던 서규영이 자신을 이렇게 모욕할 날이 올 줄은 몰랐다. 겨우 보름이 지났을 뿐인데 서규영은 완전히 달라진 듯했다. 그리고 고태빈은 그런 그녀가 낯설게 느껴졌다. 가차 없는 서규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태빈의 마음속 분노와 증오가 끊임없이 커졌다. 그는 서규영의 앞으로 달려가서 화가 난 목소리로 그녀를 협박했다. “서규영, 너랑 박시형 씨가 진짜로 결혼했다고 쳐. 그런데 박시형 씨는 네 과거를 알고 있어? 네가 내 아내였다는 거 알고 있냐고? 그리고 우리 이혼한 지 보름도 안 됐다는 거 알고 있어?” 고태빈은 서규영이 박시형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여전히 믿지 않았다. 박시형 같은 대단한 신분의 사람이 이혼한 전적이 있는 여자를 받아줄 리가 없지 않은가? 게다가 서규영이 고태빈의 전처였다는 걸 알았더라면 박시형은 해빈 테크와 협력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두 가지 가능성뿐이었다. 서규영이 박시형과 함께 연기를 하고 있거나, 서규영이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사기 결혼을 했다는 것이다. 물론 고태빈은 전자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했다. 서규영은 고태빈이 자신을 협박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녀는 변명하지 않고 일부러 말했다. “몰라. 그 말 할 수 있으면 해보든가.” 서규영은 조롱하듯 말했다. “그런데 그거 밝히면 너랑 박해은도 끝장인 거 알지?” 서규영은 고태빈이 박시형 앞에서 그 사실을 밝힐지 궁금했다. 서규영은 일부러 고태빈을 자극했다. “고태빈, 그럴 배짱 있으면 지금 당장 가서 시형 오빠한테 얘기해 봐. 얘기 못 한다면 넌 구제 불능인 데다가 겁쟁이인 거야.” “서규영, 날 자극하지 마. 내가 못 할 것 같아?” 서규영은 웃음을 터뜨렸다. “응. 못 할 것 같은데.” 말을 마친 뒤에는 그대로 자리를 떴다. 고태빈은 화가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설마 서규영이 정말로 박시형을 속이고 그와 결혼한 것일까? ‘그럴 리가 없잖아!’ 결국 고태빈은 모든 희망을 박해은에게 걸었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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