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화
그들 모두 각자 속셈이 있었다.
박해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작은아버지, 저 작은아버지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혹시 잠깐 단둘이 얘기할 수 있을까요?”
박시형은 서규영을 바라보았고 서규영은 티 나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박시형은 그제야 말했다.
“그래.”
그렇게 두 사람은 사람이 없는 조용한 구석 쪽으로 걸어갔다.
서규영은 박해은이 박시형을 불러간 이유가 그녀와 고태빈이 단둘이 있게 하기 위해서라는 걸 알았다.
고태빈은 여전히 서규영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억눌린 분노가 느껴지던 그의 눈빛이 천천히 차가워졌다.
“서규영, 설명해.”
서규영은 고개를 돌린 뒤 경멸 어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고태빈, 주제 파악 좀 해. 넌 날 작은어머님이라고 불러야 해. 그리고 내가 너한테 뭘 설명해야 하는데?”
서규영의 목소리는 한없이 차가웠다.
고태빈이 기억하던 그녀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예전에 고태빈은 매일 주방에서 바삐 움직이던 서규영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집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앞치마를 두른 서규영을 볼 수 있었다.
서규영은 늘 그의 뒤를 따라다니면서 그 대신 가방과 옷을 들어주었고 그를 위해 밥과 국을 떠주고 그에게 시시콜콜한 얘기를 해주었다.
그러나 지금의 서규영은 마치 한 마리의 도도한 백조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너 여기 어떻게 온 거야?”
고태빈은 마음속에서 들끓는 감정을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물었다.
“내가 맞춰볼까? 너는 내가 박해은과 함께 박씨 가문 어르신의 생일 파티에 참석할 거라는 걸 알고 박시형 씨와 합의를 봐서 그의 아내인 척한 거야. 네가 박시형 씨의 아내라는 신분으로 생일 파티에 참석한 이유는 집안 어른이라는 신분으로 날 찍어 누르고, 내게 복수하고, 날 난처하게 만들기 위해서지? 내가 널 무시할 수 없도록 말이야. 비록 너랑 박시형 씨 사이에 어떤 거래가 오갔는지, 네가 어떤 방식으로 박시형 씨를 설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축하해. 네가 원하는 대로 됐으니까.”
고태빈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어 보였다. 자조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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