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화
박해은은 그들이 내기하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만약 서규영이 마일 테크의 CTO가 된다면 박해은은 죽는 것보다도 더 괴로워질 것이다.
다행히 박채원이 나섰다.
섀도우는 모두가 인정하는 천재였고 유일하게 박물관에 코드가 전시된 전설 같은 인물이었다.
섀도우를 서규영과 비교하는 것은 섀도우를 모욕하는 일이었다.
‘나는 구경만 하면 되겠네.’
드디어 파티가 끝났고 손님들은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다.
송인서가 손님들을 배웅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파티가 끝나자마자 송인서는 노혜순의 방으로 불려 갔다. 그녀가 밖으로 나왔을 때는 손님들이 이미 다 흩어진 뒤였으며 아무도 그녀의 행방을 알지 못했다.
서규영과 박시형이 떠나려고 할 때 박시형이 갑자기 말했다.
“나는 큰 형수님에게 인사 좀 하고 올게.”
서규영이 말했다.
“형님은 필해원으로 돌아간 거 아니었어?”
박시형은 고개를 저었다.
“사당에서 무릎 꿇고 있을걸.”
서규영은 깜짝 놀란 표정을 해 보였으나 이내 다시 평소 모습으로 돌아왔다.
사실 눈이 달린 사람이라면 모두 알 수 있었다. 안미람이 송인서 대신 관세음보살을 망가뜨린 죄를 짊어졌다는 것을 말이다.
노혜순이 그 사실을 모를 리가 없었다.
노혜순이 서규영에게 팔찌를 준 것은 그녀를 위로해 주고, 또 보상해 주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파티가 끝난 뒤 송인서에게 벌까지 줄 줄은 몰랐다.
“그런데 형님은 왜 보러 가는 거야?”
박시형은 비밀스럽게 싱긋 웃어 보였다.
“부탁할 일이 있거든.”
“무슨 부탁?”
“비밀이야.”
서규영은 그의 짓궂은 표정을 보고 절대 좋은 일은 아닐 거라고 직감했다.
이내 박시형은 박씨 가문의 사당으로 향했다.
사당 중앙에서 송인서는 방석 위에 무릎을 꿇은 채 억울한 얼굴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사당의 불빛이 전부 꺼지면서 주변이 어두컴컴해졌다.
깜짝 놀란 송인서는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자리에서 일어날 때, 고개를 숙여 자신의 옷을 본 순간 송인서는 흠칫했다. 금빛 가루 따위는 없었고 환하게 빛나는 곳도 없었다.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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