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화
그동안 오랫동안 노력했는데 그걸 다른 사람이 채간다고 생각하니 마음에 가시 하나가 박힌 것처럼 거슬렸다.
당시 해빈 테크를 설립했을 때 서규영은 많은 공을 들였었다.
이때 박시형이 입을 열었다.
“우연이네. 네 작은어머니도 곧 마일 테크 CTO가 될 거야.”
박시형이 말했다.
“혹시 모르는 게 있으면 작은어머니한테 물어봐.”
박해은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마일 테크의 CTO?’
마일 테크는 국내 칩 개발 업계의 선두기업으로 델포이 그룹 산하의 기둥과도 같은 자동차 산업, 휴대전화 산업과 직결된 기업이었다.
그만큼 마일 테크의 CTO는 아주 중요한 직위인데, 어떻게 3년 동안 가정주부로 지낸 사람에게 그 자리를 내어준단 말인가?
서규영 또한 의외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기술팀으로 가겠다고 했지 CTO가 되겠다고 한 적은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일을 그만둔 지 꽤 돼서 CTO가 되기엔 역량이 부족했다.
서규영은 박시형이 자신의 체면을 살려주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라는 걸 알고 가만히 있었다.
박해은은 잠깐 얼어붙었다가 이내 애써 미소를 쥐어짜 내면서 축하한다고 말하고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나 박시형의 말은 박채원의 불만을 불러일으켰다.
“시형아, 마일 테크가 네 분야인 건 맞지만 내가 지금 운영하고 있는 몇 개의 프로젝트와도 연관되어 있어. 그래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네. CTO처럼 중요한 전략적 직위에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사람을 앉힌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올케를 CTO로 임명하는 건 연구팀이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인 성과를 무시하는 일이라고. 회사는 전쟁터야. 여자 마음을 얻으려고 회사를 불구덩이로 밀어 넣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마.”
박채원은 날 선 어투로 말했다.
사람들은 박채원과 박시형이 유독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누나, 규영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야. 규영이는 나처럼 국가의 드래곤 스케일 플랜에 참여한 적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실력 면에서는 나보다 더 뛰어나.”
박채원은 박시형이 서규영을 그렇게 높이 평가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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