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화
“뭐라고?! 여자 친구를 찾았다고?!”
손민국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높아졌다.
“네? 태하가 여자 친구를 찾았다고요?”
휴대폰 너머로 안혜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놀람과 설렘이 뒤섞인 그 목소리만 들어도,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귀를 쫑긋 세우고 있을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
“네, 아빠. 저 여자 친구 생겼어요.”
“오호라... 그럼 그 여자네 집은 강성 쪽이냐? 가족은 어떤 분들이고 형제자매는 있어? 예물은 얼마나 생각 중이지?”
“음...”
손태하는 아버지의 잇따른 질문에 잠시 입꼬리를 올렸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요... 고아나 다름없어요. 집도, 예물도 필요 없다고 했어요.”
그 말 뒤로 양지유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녀가 예전에 말한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녀가 아주 어릴 때 실종되었고 어머니는 홀로 그녀를 키우다 몇 해 전 세상을 떠났다고.
부모가 모두 세상에 없다는 건 나이가 몇 살이든, 여전히 외로운 일일 테다.
두 사람은 이미 혼인신고를 마친 상태였다.
그래서 예물이나 상견례 같은 절차는 자연스럽게 생략되었다.
“그래... 참 안타까운 사정이구나.”
손민국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태하야, 그 여자는 지금 무슨 일을 하니? 어디서 알게 된 거야?”
손태하는 잠시 숨을 고르고 대답했다.
“같은 회사에서 일해요. 의류 회사예요.”
사실을 전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생각했다.
괜히 부모님을 걱정시킬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거짓말을 살짝 보탰다.
어차피 양지유가 한때 실제로 패션 업계에서 일했던 적이 있으니,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래, 그래. 네가 좋다면 우리도 좋지. 꼭 명심해, 여자는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 부모님이 안 계시니... 더 잘 대해 줘야 해, 알겠니?”
안혜란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덧붙었다.
그 말에는 걱정과 다정함이 고루 섞여 있었다.
“네, 알아요. 지유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예쁘고 성격도 좋아요.”
“그래? 그럼 됐지 뭐. 이름도 지유... 참 예쁘네.”
아들의 대답에 부부의 얼굴이 동시에 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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