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화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식탁에 마주 앉았다.
양지유는 가볍고 얇은 시폰 재질의 홈웨어로 갈아입고 나왔다.
옷이 살짝 비쳐서 그런지, 보기만 해도 한결 시원한 느낌이었다.
“여보, 그렇게 멍하니 쳐다봐? 내가 그렇게 예뻐? 다른 미인들은 본 적이 없어?”
“어... 본 적은 있지. 근데 여보처럼 예쁜 사람은 처음이야.”
양지유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장난기 어린 눈빛 속에서 은근한 미소가 번져 나왔다.
손태하는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긁적였지만, 시선은 도무지 떨어지지 않았다.
얇은 시폰 천 사이로 은근히 드러나는 그녀의 피부와 빛에 따라 살짝 비치는 속옷의 색감이 그의 눈길을 자꾸만 붙잡았다.
“됐어, 여보. 얼른 밥부터 먹어. 다 먹고 나면 그때 맘껏 봐도 돼.”
양지유가 웃으며 타이르듯 말했다.
“응, 알았어. 밥, 밥 빨리 먹어야지.”
손태하는 시선을 마치 도망치듯 밥상으로 돌렸다.
“여보, 오늘 혜원이 만났지?”
양지유는 잠시 숟가락을 멈추더니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표정은 담담했다. 감정의 흔들림이 전혀 없었다.
“응, 아직 얘기할 틈이 없었네.”
“그랬구나. 아까 오전에 혜원이가 나한테 메시지를 보냈어.”
“어? 여보 예전에 혜원 씨 차단하지 않았어?”
“어제 여보랑 얘기하고 나서, 오늘 아침에 풀었어.”
양지유는 짧게 숨을 내쉬었다.
“이제 다 내려놓았어. 혜원이도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났잖아. 그럼 축복해 줘야지. 나도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났으니까... 이제 정말 괜찮아.”
“우리 여보 진짜 멋지다. 여보가 행복하면 나도 그걸로 충분히 행복해.”
손태하는 미소 지으며, 그녀의 섬세하고 고운 얼굴을 살짝 어루만졌다.
“아 맞다, 혜원이가 말한 그 집, 내일 주말에 시간 되면 같이 보러 갈까?”
“좋지. 근데 여보가 가기 싫으면 내가 혼자 가도 돼.”
손태하는 그 집이 아직도 양지유에게 상처로 남아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녀의 마음이 여전히 불편하다면, 차라리 그 집을 팔아버리고 새로 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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