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화
“그래, 설아야.”
양지유는 미소를 지으며 딸을 품에 꼭 안았다.
“엄마, 아빠 사진 있어요? 저 좀 보고 싶어요.”
“사진...”
양지유는 잠시 머뭇거렸다.
물론, 사진은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은 손태하와 다정히 껴안거나 웃으며 찍은 것들이라, 딸에게 보여주기엔 조금 민망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다.
혼인신고를 마친 날, 기념으로 찍어둔 사진이었다.
“잠깐만 기다려.”
양지유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장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문을 열고 안쪽 깊숙한 곳에서 상자를 꺼낸 뒤, 그 안을 뒤적였다.
잠시 후, 그녀의 손끝에 닿은 건 작은 액자와 혼인신고서의 복사본이었다.
“엄마가... 결혼했다고?!”
양설아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엄마가 남자를 찾았다는 게 아니라, 벌써 결혼까지 했다고! 혼인신고서 보면 농담하는 건 아닌 거 같은데... 여자끼리는 결혼할 수 없으니까.’
“저 볼래요!”
양설아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양지유의 손에서 사진을 받아 들었다.
사진 속에는 슈트를 말끔히 차려입은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와...”
양설아는 무심코 감탄을 터뜨렸다.
“엄마, 이 아저씨 완전 잘생겼어요! 근데... 너무 어려 보여요.”
그녀의 시선이 자연스레 혼인신고서로 옮겨졌다.
거기에 적힌 손태하의 생년월일이 눈에 들어오자, 양설아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 이 사람, 올해 스물두 살이에요?!”
혼인신고서와 사진을 번갈아 보던 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양지유를 바라봤다.
‘엄마가 스물두 살짜리 남자랑 결혼했다고?!’
“응, 맞아. 설아가 젊고 잘생긴 아빠가 좋다 그랬잖아. 혹시... 마음에 안 드는 거야?”
양지유는 조심스럽게 딸의 표정을 살폈다.
“엄마... 이 사람, 혹시 엄마 돈 보고 결혼한 거 아니에요?”
양설아의 목소리엔 조심스러운 의심이 묻어 있었다.
사진 속 ‘아빠’라는 남자는, 아무리 봐도 너무 젊었다.
‘엄마보다 스무 살이나 어린데... 사람들이 내 남자 친구라고 해도 믿겠는데?’
“그런 거 절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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