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3화
민혜원의 옆에는 마흔을 훌쩍 넘긴 듯한 남자, 조동수가 서 있었다.
그는 덩치가 크고 체격도 좋은 편이었지만, 어딘가 아파 보였다.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눈빛에는 생기가 없었다.
“태하 씨, 설아야...”
민혜원이 조동수와 함께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손태하는 짧게 인사했다.
그의 얼굴엔 어떤 감정도 비치지 않았다. 마치 길에서 우연히 아는 사람을 스쳐 만난 듯, 담담한 표정이었다.
“이모, 안녕하세요.”
양설아는 의례적으로 고개를 숙였지만, 목소리는 차갑고 건조했다.
그녀의 눈빛엔 분명한 거리감과 거부감이 서려 있었다.
“설아야, 오랜만이네. 방학했지?”
민혜원은 말을 건네다가, 양설아가 손태하의 팔을 잡은 모습을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
‘버르장머리 없는 년... 그땐 내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나한테는 눈길 한 번 주지도 않더니... 그냥 엄마라고 한마디 부르라 했을 뿐인데 그렇게 어려워? 그런데 지금은, 태하 씨랑 같이 살게 되자마자 이렇게 살갑게 군다고? 벌써 아빠라 부르고도 남았겠지... 정말, 기가 막히네.‘
“네, 방학했어요.”
양설아는 짧게 대답한 뒤 시선을 피했다.
조동수는 손태하를 위아래로 훑었다.
그의 눈빛엔 노골적인 불쾌감이 어렸다.
“혜원아, 저 사람이... 네가 말한 양지유 남편이야?”
“맞아. 태하 씨가 지유 남편이지.”
민혜원이 담담히 대답하자, 조동수의 시선이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
손태하는 그 기류를 곧바로 감지했다.
‘뭐야, 저 사람 왜 저러지? 나랑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인데...’
이유 모를 적대감에 그는 잠시 어이없다는 듯 미간을 찡그렸다.
“이모, 저희 꽃구경해야 해서요. 먼저 갈게요.”
양설아는 더 이상 그 자리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손태하의 팔을 잡아끌듯이 붙잡고, 그대로 자리를 벗어났다.
민혜원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노려보다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잠시 후, 조동수가 입을 열었다.
“혜원아.”
“왜 그래?”
“너, 예전에 양지유를 나한테 소개해 준다고 했잖아. 그 말, 아직 유효하지?”
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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