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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남자 친구가 시원찮으면 네가 다른 공부를 해서 배우면 되잖아.’ “손 본부장님,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은데요...” 손태하가 공부를 다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윤지아가 물컵을 들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손태하를 바라봤다. “그래요, 윤지아 씨. 가서 내려 마셔요.” 커피 머신은 한 대뿐이라 손태하의 사무실 안에 있었고 커피를 마시려면 여기에 와야 했다. “아, 그리고 윤지아 씨. 커피 머신을 탕비실 쪽으로 옮기는 게 어때요? 그래야 다들 편하잖아요.” “아니에요. 옮기면 손 본부장님께서 불편하시잖아요.” 윤지아는 손을 저으며 재빨리 부정했다. “그럼 한 대 더 사거나 아니면 빌려도 돼요. 앞으로 개발자들이 커피 마시면서 정신 차리면 좋잖아요. 윤지아 씨, 그럼 그렇게 해요. 빌려보세요.” “네 손 본부장님. 정말 직원들을 잘 챙기시네요.” “음...” 손태하는 그 말을 듣고 살짝 미소 지었다. “손 본부장님은 이렇게 젊으신데... 혹시 여자 친구 있으세요?” “네. 있어요.” “따르릉...” 손태하가 막 대답을 끝내려는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화면을 보니 아내 양지유였다. “응. 여보, 왜 전화했어?” 윤지아가 사무실 안에 있어서 손태하는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보, 점심에 집에 올 거야?” “가야지. 왜 그래? 다른 약속이라도 있어?” “응. 점심에 친구랑 밥 먹으러 나가야 해서 같이 못 먹을 것 같아...” “아...” “밥 먹고 들어오면 좀 늦을 수도 있어. 오늘은 회사에서 동료들이랑 시켜 먹는 게 어때?” “응. 문제없어.” 전화 너머의 양지유 목소리는 이미 밖에서 들리는 듯했다. “아, 그리고 여보, 몸 잘 챙겨야 해. 내가 데리러 갈까?” “아니. 괜찮아. 예전부터 친했던 친구니까 걱정하지 마.” “알았어...” 양지유의 말에 손태하는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뒤 통화를 마쳤다. “손 본부장님은 여자 친구분이랑 사이가 정말 좋으시네요. 분명 엄청 예쁘겠죠?” 윤지아는 커피잔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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