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네.”
간호사의 말에 손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이루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
양지유가 하루빨리 일어나길 바랐고 적어도 3개월, 더 나아가 완치되기를 기도했다.
이혼 문제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어차피 민경자가 애초에 이별을 암시했기 때문이다.
그래봤자 미신의 제물로서 솔직히 사랑인지 아닌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다만 양지유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어느새 그녀라는 존재가 삶에 점차 스며들기 시작했다.
앙증맞은 손을 잡고 사랑을 속삭이며 얼굴까지 어루만지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점령당했다.
대체 무슨 감정인지 본인조차 정의하기 어려웠다.
어쩌면 이런 좋은 일이 앞으로는 차려지지 않을까 봐 아쉬운 것일지도 모른다.
손태하는 잡념을 떨쳐내고 중환자실을 나섰다.
곧이어 일반 병실 병동에 도착했다.
“203호...”
2층에 도착하자 금세 양지유의 병실을 발견했다.
“후...”
손태하는 앞에 서서 심호흡을 했다.
곧 그녀가 깨어난 모습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설마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면 어떡하지?
혹시 껄끄러운 만남이 되진 않을까?
계속 ‘자기야’라고 부를 수 있을련지...
손을 잡고 입을 맞추는 날이 다시 오려나?
...
손태하는 자기도 모르게 망설였다.
잠시 후 손을 들어 방문을 두드렸다.
똑똑.
노크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인기척이 들리더니 갑자기 쥐 죽은 듯 조용했다.
“들어오세요.”
귀에 익은 목소리, 다름 아닌 민경자였다.
손태하는 문을 열었다.
1인실로 제법 넓었다.
병상에 양지유가 누워 있었고 볼이 상기된 채 표정은 속내를 가늠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옆에 민경자의 모습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오셨어요?”
민경자는 손태하를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미소를 지었다.
“방금 중환자실 갔다가 일반 병실로 옮겼다고 들었어요. 다행이네요.”
손태하는 말을 마치고 가까이 다가갔다.
민경자 앞에서 차마 양지유의 손을 잡을 수 없었다.
“지유가 회복이 잘 돼서 며칠 뒤에 퇴원해도 된다네요.”
“정말요? 곧 완치가 된다는 뜻인가요?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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