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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태하야, 앞으로 나 좀 잘 챙겨줘야 한다? 이제 일인지하 만인지상이잖아. 나 잊으면 안 돼?” “하하하, 알았어. 그럴 능력만 되면 당연히 너부터 챙겨주지.” “넌 충분히 그럴 능력이 될 거야.” “이제 IT 부서로 가서 짐 좀 챙겨야겠다. 하... 대표 비서가 되긴 했는데 아직 대표님을 직접 뵌 적은 없어.” 손태하는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 대표님은 곧 있으면 보게 되겠지. 듣자 하니 집에서 요양 중이시라며? 이 기회에 잘 보이면... 알지? 대표님이 너한테 반할지도 모르잖아?” “에이, 설마...” 손태하는 다급히 손을 내저었다. 그는 이미 혼인 신고를 마친 유부남이었고 양지유는 정말 아름다운 연상이었다. 아무리 대표가 더 예쁘고 부자라도 해도 그가 먼저 양지유를 배신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었다. 도덕적인 문제이자 기본적인 문제였기에 손태하는 그걸 어길 생각이 없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어차피 너 지금 솔로잖아. 기회가 있으면 당연히 잡아야 하지 않겠어?” “그건 그렇지. 운명에 맡기는 거지 뭐.” 손태하는 애써 웃으며 답했지만 더 깊이 이야기하진 않았다. 그는 아직 양지유와의 관계를 회사에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 보통의 연인처럼 감정을 키운 뒤 자연스럽게 얘기할 타이밍이 올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 두 사람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금세 IT 부서에 도착했다. “태하 씨, 진짜 대표님 비서로 가는 거예요?” “와, 진짜 대박이네요. 태하 씨, 메일로 왔던 인사 발령 주인공이 정말 태하 씨였어요?” “정말이에요? 태하 씨, 회사에 온 지 일주일 만에 대표님 눈에 든 거예요?” “그럴 만도 하죠. 얼굴도 잘생기고 몸매도 뛰어나니 그 어느 여자가 싫어하겠어요.” “와... 태하 씨, 정말 로또 맞았네요.” “태하 씨, 앞으로 저희 잘 챙겨줘야 해요?” ... 손태하가 윤재형과 함께 사무실에 들어서자 동료들이 몰려오며 한마디씩 했다. 누군가는 부러워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질투했고 누군가는 아예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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