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화
“손태하, 너 병원에 병간호하러 간 거냐? 아침에 눈 떴는데 너 어젯밤에 안 들어왔더라?”
‘어...’
윤재형이 보낸 메시지를 본 손태하는 괜히 입꼬리를 살짝 씰룩였다.
‘병간호’이란 말은 맞긴 한데 병원은 아니고 정확히 말하면 침대에서의 병간호랄까.
진짜 말 그대로 환자랑 침대에서 하루 종일 함께한 밤이었다!
[친척이 퇴원했는데 나도 딱히 할 일 없어서 그냥 와서 좀 도와주고 있어.]
양지유와 있었던 일은 아직 윤재형에게 말할 생각이 없었다.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그때 천천히 얘기할 생각이었다.
일부러 문장 안에서도 상대가 여자라는 걸 밝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윤재형이 또 오해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아, 언제 돌아오냐? 주말인데 우리 뭐라도 하자. 만나서 놀던가!]
[뭘 놀긴 뭘 놀아, 나랑? 데이트하자는 거냐?]
[그런 말이 아니라 이 황금 같은 주말을 그냥 날리긴 아깝잖냐.]
[지영 씨 강성 살잖아. 네 여자친구. 두 사람끼리 만나면 되지. 나는 당분간 복귀 불가. 지영 씨 오랜만에 본다 생각하고 집에서 좀 붙어 있어라. 얼마나 좋냐?]
[헐, 나도 그러고 싶지. 근데 만나자고 하면 지영이는 집이랑 예물 준비했냐고부터 묻는다. 그거 해결 안 하면 얼굴도 안 보겠대... 하아...]
이 말이 나오자 윤재형은 갑자기 기운이 쫙 빠졌다.
지금 누가 돈 안 받는 여자 소개해준다고 하면 바로 넘어갈 기세였다.
[어우...]
[야, 그런 상황이면 차라리 그냥 자는 게 낫겠는데?]
뭐 2000만, 1800만 원이라면 손태하도 고민 끝에 빌려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몇억 단위였고 그는 그 정도 여유 자금이 없었다.
설령 민경자가 그 4억을 진짜 손태하에게 준다 해도 그걸 몽땅 빌려줄 수는 없지 않는가.
[에휴...]
[야, 오늘 오전에 너 안 들어오는 거지? 그럼 나 회사 가서 그냥 특근이나 뛸게. 그래도 수당은 나오니까.]
[응, 나 오늘 오전에는 못 들어갈 듯. 주말에도 계속 여기 있어야 할 것 같아. 다른 친척도 없어서 내가 좀 도와주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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